“이번 연예비리 사건을 계기로 음악산업 전체가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음반산업의 개혁을 주장하며 2일 발족한 음반기획제작자연대 김영준(40ㆍ다음기획 대표)대표는 “그 동안 정작 음악산업의 중심 주체이면서도 제반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온 제작자들이 이제는 나서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음악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1차적 책임이 있는 음반제작자가 방송, 정부, 시민단체 등을 먼저 끌어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음악산업에 가장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인 만큼 음악시장의 현실을 부정할 생각도, 추상적인 구호를 제창할 생각도 없다. 그렇게 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최대 현안은 방송과의 관계 및 음반제작시스템. 김 대표는 “시청률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 개발이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말한다. 과도한 시청률 경쟁은 PD들의 문제이기도 해, 방송사 PD들과의 연대는 물론 방송사 사장들을 만나 가요순위프로그램 폐지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음반 제작시스템에 대해서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현재의 고비용 저효율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도현 밴드, 강산에, 정태춘 등의 음반을 제작한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고, 뮤직비디오의 제작비를 줄이고, PR비 대신 라이브를 포함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개발하면 가능하다.” 그러면 가수와의 ‘공정한’ 계약도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고 했다. 윤도현 밴드의 경우 음반은 손익분기점 이후 5:5, 공연 및 행사는 8:2로 수익을 나눈다. DJ 등 기타 수익은 모두 가수 몫이다. “가수가 사장인 나보다 월 수입이 훨씬 많다.”
음악산업의 근간이 될 통합전산망 구축, 각 지방단체의 공연장 확충 및 지원, 문예진흥기금폐지 및 문화상품인 책과는 달리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10%로 높게 책정된 음반의 부가세 인하 등도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제작자연대는 매주 음악산업 현안에 대한 토론회를 연다. 첫 모임인 13일 토론회에서는 방송 PD들과 음악과 방송의 관계에 대해 논의한다. 또 대중음악개혁로비단을 만들어 음악산업 관련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공연장 자주 가기’ 등의 대국민 캠페인도 벌인다.
관련단체와의 연석회의, 공동윤리강령 제정 등도 계획 중이다. “사실 음악산업 관계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문제들입니다.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제 목소리들을 내기 시작한다면 실질적인 성과들이 나올 겁니다. "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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