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계속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실감합니다.”암 투병을 하고 있는 가수 길은정이 10년 만에 가요앨범 ‘길은정 노래시집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를 발표했다. 자신의 절판된 1ㆍ2ㆍ3집 수록곡과 애송시를 담은 두 장 짜리 음반. 길씨는 “더 늦기 전에 제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곡도 직접 고르고 표지와 앨범의 디자인도 밤을 새우며 직접 했다”고 말했다.
96년 암을 선고 받았던 길씨는 그 동안 남편 편승엽(트로트 가수)씨와 헤어지고 하와이에 요양을 다녀왔다. 최근까지 항암치료를 계속하며 투병 중이지만 라디오 DJ(불교방송‘백팔가요’) 및 라이브 무대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길씨는 “김현식 김광석씨 등 먼저 간 동료들의 경우를 돌이켜 보면 남들이 만들어 주는 추모앨범보다 제가 직접 곡을 고른 앨범이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길씨는 최근‘귀로 듣는 책’을 만드는 일에도 열중하고 있다. 올해 초 오디도 북CD ‘길은정의 이솝우화’와 ‘길은정의 안데르센 동화’를 제작했고, 최근에는 어른들을 위한 ‘책상은 책상이다’의 마무리에 한창이다. 또 어린이를 위한 동요음반도 제작 중이다. 길씨는 “큰 병으로 세상을 보는 더 큰 눈을 갖게 된 것 같다”며 “돈이 안 되지만 늦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고 아쉬워 했다.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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