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연료 첨가제인가, 불법적인 유사 휘발유인가.최근 서울 등 수도권에서 차량 소유자들의 큰 인기를 끌고있는 휘발유용 첨가제 ‘세녹스’를 놓고 업계는 물론, 정부 부처간에 큰 논란을 빚고 있다.
한 벤처업체가 개발한 이 제품에 대해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상 적법한 ‘연료 첨가제’라고 인정한 반면, 산자부는 석유사업법상 불법적인 ‘유사 석유제품’이라고 규정, 주유소 판매를 단속하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해당업체는 “적법하게 허가를 받고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되는 제품을 단속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일부 시민단체와 손잡고 손해배상소송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할 방침이다.
▲어떤 제품인가= 대체에너지 벤처업체인 ㈜프리플라이트가 개발한 세녹스는 솔벤트와 톨루엔, 메틸알코올 등을 혼합한 다목적 연료 첨가제로, 올 6월부터 판매되고 있다.
휘발유나 경유처럼 주유기로 주유하는 세녹스는 첨가제로서의 우수성이 인정돼 휘발유에 최대 40%까지 섞을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반면 가격은 ℓ당 990원으로 휘발유 시중 판매가인 ℓ당 1,300원보다 300원 가량 싸다. 휘발유에 붙는 특소세 교육세 등이 붙지 않기 때문.
따라서 사용법대로 휘발유와 세녹스를 6대 4의 비율로 섞어 40ℓ를 주유할 경우 소비자들은 약 5,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연비도 10% 향상돼 연간 연료비를 200만원 지출하는 운전자는 20만원을 줄일 수 있다고 제조사측은 밝혔다.
실제로 세녹스를 사용해본 운전자들은 “가격이 너무 싸 처음에는 가짜 휘발유가 아닌가 의심했지만 실제 사용해보니 연비나 엔진출력 등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쟁점은 뭔가= 석유사업법은 연료첨가제를 ‘연료성능을 향상시키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소량물량’이라고만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산자부는 “첨가 비율이 40%인 것은 ‘소량’이 아닌 만큼 세녹스는 유사 휘발유”라며 이를 판매한 주유소 3곳을 형사고발하고 지방자치단체에 판매를 단속해달라고 요청했다.
세녹스 사용이 확산되면 타격을 받게되는 정유사들은 더욱 강경하다. SK㈜는 “가짜 휘발유는 솔벤트와 톨루엔을 5대 5로 섞는데 세녹스도 이와 유사해 알루미늄 부식, 차량시동 불량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협회는 “미국의 경우 알코올 함량이 85% 이상일 때 알코올 연료로 인정된다”며 “세녹스는 이 기준에도 미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프리플라이트는 “국립환경연구원 시험에서 휘발유 6에 세녹스 4를 섞어 사용할 경우 대기환경기준에 적합하다는 평가는 물론 자동차용 연료검사도 적합판정이 나왔다”며 “첨가제의 제조인가 권한은 산자부가 아닌 환경부에 있다”며 맞서고 있다.
또 세녹스는 공해물질 감소, 엔진세척 효과가 있고, 에너지원의 다양화에도 기여한다며 “산자부는 국민과 정유업체중 누구편에 설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의 결말은 법정에서나 가려질 것”이라며 “차제에 상충되는 법률의 정비와 자동차 첨가제의 비율, 대체연료에 대한 성분규정이 명문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태규기자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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