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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車'특소세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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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車'특소세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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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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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구입계약을 한 고객 중 수만명이 특별소비세(특소세) 인하 조치가 환원되는 9월 이후에야 차량을 인도받게 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주문 물량을 대기에 턱없이 부족해 고객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연식 및 모델 변경을 통해 차량 가격을 인상한 바람에 일부 고객들은 특소세 인하 혜택도 보지 못하고, 새 모델 구입에 따른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질 수도 있게 됐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경우 지난주말까지 휴가를 마치고 이번 주부터 생산라인의 풀가동에 들어갔으나 싼타페와 EF쏘나타 등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주문이 20만대 가까이 적체돼 있어 이달말까지 최대한 생산해도 5만여대는 특소세 환원 전에 공급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반떼는 현재 1만5,500대가 밀려있고 EF쏘나타는 1만3,600대가 적체돼 있다.

이에 따라 아반떼 1.5 DLX 기본형을 주문한 고객의 경우 8월말 이전에 차를 인도받지 못하면 특소세 부담으로 28만원을 더 내야한다. 뉴EF쏘나타 2.0 GVS고급형의 경우에는 추가되는 세금이 59만원이다. 고급 차종일수록 특소세율이 높아 에쿠스(GS300)는 특소세 환원전후 가격차가 176만원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자동차 내수 진작을 위해 특소세에 탄력세율을 적용, 차량의 소비자 가격을 낮추었다. 경차와 9인승 이상 승합차를 제외한 승용차(4륜 구동 포함)에 부과되는 특소세는 1,500㏄ 이하의 경우 기존 7%(공장도 가격 기준)에서 5%로 2% 포인트 낮아졌고, 1,500㏄초과 2,000㏄ 이하는 10%에서 7.5%로, 2,000㏄ 초과는 14%이던 특소세가 10%로 인하됐다. 이 같은 탄력세율은 8월말 종료될 예정이다.

기아차도 사정은 비슷하다. 4륜 구동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인 쏘렌토는 2만5,000대가 밀려 8월말까지 최대한 생산한다 해도 2만대는 9월 이후에야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쏘렌토를 계약한 고객중 8월말 이전에 차를 인도받지 못하는 고객은 100만원 가량의 특소세를 더 내야 한다. 쏘렌토와 카렌스, 리갈 등 기아차의 인기차종중 9월 이후에 인도될 계약물량은 3만대 가까이 된다.

르노삼성도 계약 고객들의 출고 독촉에 시달리고 있다. SM5는 현재 1만4,000대가 출고적체돼 있는데 이중 9월 이후에 출하될 물량이 5,000대에 달한다. 모델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9월 이후 인도 차량은 40만~100만원의 특소세를 더 내야 할 형편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계약 고객들이 여러 방법으로 조기 출고를 부탁하고 있지만 한 두 명도 아니고, 다른 고객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특소세 대란은 특소세 인하 혜택을 보려는 고객 수요가 몰린 데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노조의 부분파업 등에 따른 생산차질로 차량 출하가 밀린데 따른 것이다.

또 하나 문제는 계약기간에 모델이 바뀔 경우 기존 계약을 승계해 신 모델을 공급하는 자동차 업계 관행에 따라 일부 고객의 경우 특소세 혜택도 보지 못한 채, 가격이 오른 모델의 차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최근 베르나의 신모델인 뉴베르나를 내놓으며 가격을 50만~70만원 인상했고, 기아차도 카니발 2003년형을 내놓으며 가격을 45만원 가량 올렸다.

결국 자동차 업체들이 특소세 인하를 마케팅 기회로 활용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생산 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계약을 맺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보게 됐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윤순환기자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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