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브 바우만 감독의 ‘레인 오브 파이어’(Reign of Fireㆍ 9월 13일 국내개봉 예정)는 불을 내뿜는 괴수가 세상을 초토화시키는 재앙영화이다.2025년 파리, 뉴욕 등 대도시들이 불타고 생존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런던 근교 노섬버 랜드에 한줌도 안 되는 생존자들이 괴수와 맞서 최후의 결전을 펼친다. 스산하고 황량한 중세적 분위기가 영화 전편에 흐르며,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 교외에서 촬영했다.
‘레인 오브 파이어’에서 인상 깊은 캐릭터는 근육질의 터프 가이 매튜 매커너히(32). ‘웨딩 플래너’의 감미롭고 조금은 느끼하기까지 한 의사를 기억한다면, 그의 변신은 꽤나 파격적이다.
조폭을 능가하는 문신에, 머리는 한 올도 남기지 않고 면도를 했고 연신 시가를 질겅질겅 씹고 다니는 반 잔 역을 맡았다. 지금 이대로 있으면서 부족을 지키자는 퀸(크리스찬 베일)에 맞서 미지의 괴물과 대결하는 강인한 캐릭터이다.
헤어스타일은 율브리너에 근육질은 아놀드 슈월츠제네거의 캐릭터다. 어떻게 그런 변신을 하게 되었는지?
“평소 해보고 싶던 꿈이었다. 캐릭터 묘사를 역사나 전기에 따오기도 하는데, 2025년의 미래를 그린 영화라 그런 조사가 불가능했다. 상상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밤 일어나서 반 잔이란 인물을 상상해보았다. 머리를 면도해서 총알처럼 보이게 하고, 수염을 8개월간 기르고, 몸매와 체력 단련을 위해 더블린의 심 체육관에서 복싱도 했고 목장에서 소를 상대로 레슬링을 하기도 했다.”
변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가까운 여성 동료는 내가 악마같이 보인다고 했고, 어머니마저도 ‘무슨 일이 생겼냐’고 했다. 나 스스로 나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전형적인 미국인의 이미지로 비치는데 그 때문에 캐스팅된 것은 아닌가?
“내 이미지가 전형적인 미국인이었다는 것을 칭찬으로 받아들인다. 나는 텍사스 출신의 토박이 미국인이다. 나는 언제고 위대한 미국인을 연기하고 싶다. 반 잔도 위대한 미국인 상이다. 그는 행동하고, 사랑하고, 보호하고, 책임진다.”
퀸과 살벌한 주먹 다툼을 벌이는데 다치지는 않았는가.
“싸움 중 내가 박치기로 크리스찬 베일을 받아버렸다. 나는 ‘컷’을 외치며 촬영을 멈추려고 했지만 베일이 강행했다. 조심하기는 했지만 둘 다 돌에 찍히고 멍이 들었다.
하여간 잘 자고 나면 다음 날은 멀쩡했다.” (크리스찬 베일은 촬영을 끝내고 저녁이 되니 자신의 얼굴이 ‘코끼리’처럼 되어 알아보기 어려울 지경이었노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엄격함 속에 사랑을 베푸시는 분이었다. 미식 축구 선수였던 아버지는 내가 미식축구선수가 되기를 강요했다. 영화학교로 가기로 결심하고 말씀을 드리니 “그게 네가 원하는 거냐? 그럼 그렇게 해라, 허 허”하셨다. 정말 간단히 끝났다.
아버지는 나중에 할리우드를 매우 좋아했고, 캐릭터를 설정하는데 많은 아이디어를 줬다.”
매튜 매커너히는 텍사스 오스틴 대학 영화학과 재학 중 나이트 클럽에서 우연히 캐스팅 된 이래 1994년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1995년 ‘보이즈 온 더 사이드’ 등에 출연했고 1996년 ‘타임 투 킬’에서 정의감에 가득 찬 변호사 역을 맡으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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