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재보선을 하루 앞둔 7일 호우가 퍼붓는 가운데서도 저녁까지 경합지를 중심으로 치열한 우중 유세 대결을 펼쳤다.두 당은 수도권 2~3곳의 판세가 매우 불투명하다는 판단 아래 당력을 이 지역에 집중했다. 양당은 8일에도 큰비가 내릴 경우 병역 공방 등 정치적 변수와 투표율이 커다란 영향을 미치리라고 보고 조직 가동 태세를 정비했다.
▼최종 유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와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날 최대 격전지인 경기 하남과 서울 영등포 을 선거구를 찾아 밤 늦게까지 아파트단지 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저조한 투표율이 예상됨에 따라 지지 성향 유권자를 상대로 한 투표 독려 운동을 긴급 지시했다. 하남 등 경합지역에서는 금품 살포 등 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청년 조직을 감시활동에 대거 투입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이날 민주당 후보의 막판 뒤집기 가능성이 나타난 경기 하남과 안성의 선거 지원에 힘을 쏟았다. 노 후보는 이날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안성시장 등에서 김선미(金善美)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고 하남 신시가지와 아파트단지 상가를 돌며 문학진(文學振) 후보를 지원했다. 노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도덕적 결함이 많은 사람”이라며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승패 예상
한나라당은 이날 5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13곳 가운데 호남 2곳 등 3~4개 지역을 빼고는 낙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일부 지역은 혼전중이나 호남을 빼면 단순 조사, 투표참여 의사를 감안한 판별분석 등 어떤 경우에도 진 곳은 없었다”며 “원내 과반수 확보에 필요한 9석은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남 2곳 외에 경기 하남, 서울 영등포을, 경기 안성 순으로 위험지역을 꼽았다.
민주당은 경기 하남과 홍성제(洪性齊) 후보가 오차범위 안으로 한나라당 후보를 추격한 제주 북제주 등 2곳에 가장 큰 기대를 표했다. 안성과 장기표(張琪杓) 후보가 선전하고 있는 영등포 을에서도 투표율에 따라서는 막판 역전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또 한때 무소속 후보가 강세를 보였던 전북 군산에서는 강봉균(康奉均) 후보가 승세를 잡은 것으로 판단, 호남 2곳을 포함 3~5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변수
선거의 막판 최대 변수는 투표율과 병풍(兵風) 공방이라고 할 수 있다. 각 당은 처음부터 낮은 투표율을 예상, 이에 맞춘 선거운동을 해 와 투표율자체가 돌발 변수는 아니다.
이와 달리 선거를 눈앞에 두고 불거진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장남의 병역 의혹 공방은 태풍의 눈이나 다름없다. 병역 공방은 부패정권 심판과 한나라당 독주 견제를 축으로 벌여 온 양당의 대치를 전면전으로 급전시켰다. 민주당이 연일 의혹을 풀무질하는 것이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는 것 등이 모두 당장의 재보선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고위당직자는 이날 “초반전에만 해도 각지에서 민주당을 크게 앞섰다”면서 “그러나 병풍 공방이 시작된 이후 우리 당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로 반전, 일부 지역에서 예측 불허의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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