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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은행권 '빅4체제'로

입력
200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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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의 서울은행 인수로 은행권이 다시 ‘빅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두 은행이 합쳐지면 국내 은행산업은 국민-우리-하나-신한으로 이어지는 ‘빅4’중심체제로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더욱이 이들 대형은행은 물론 나머지 중소형 은행들도 “덩치를 키우지 않으면 생존경쟁에서 도태된다”는 위기감 속에 활로모색에 나서고 있어 은행간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막 오른 ‘빅4체제’

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서울은행에 이어 제일은행 등 나머지 중소형 은행과의 추가 합병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말 제일은행의 대주주인 미국 뉴브리지캐피털로부터 제일은행 인수제의를 받은 바 있는 하나은행은 서울은행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뉴브리지측과의 협상을 재개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양측이 현재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풍문마저 나돌고 있는 상태. 이는 “100조원 이상은 돼야 규모의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김승유 행장의 평소 지론과도 일맥상통해 귀추가 주목된다. 총자산 58조원 규모의 하나은행이 서울은행(26조원)에 이어 제일은행(29조9,000억원)마저 합병할 경우 외형이 113조9,000억원으로 두 배나 커진다.

설사 추가합병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하나+서울’은 총자산 규모 84조원으로 국민(197조5,000억원) 우리(88조7,000억원)에 이어 랭킹 3위로 급부상하게 된다. 이 경우 4위로 밀려난 신한(64조9,000억원)을 비롯해 국내 은행산업은 이들 대형은행 중심의 ‘4강체제’로 급속 재편될 전망이다.

*중소형 은행의 합종연횡 움직임

‘하나+서울’조합의 탄생으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중소형 은행들. ‘빅4’은행들의 고래등 싸움에서 희생당하지 않기 위해선 이들 은행 역시 어떤 방식으로든 대형화를 모색해야 하는 처지다. 더구나 국민은행이 9월 전산통합 이후 대대적인 금리공세에 나설 태세이어서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도 절박하다.

금융권에선 신한으로부터 집요하게 ‘러브콜’을 받아온 한미은행이나 줄곧 ‘합병대상 1순위’로 꼽혀온 제일은행이 자의든 타의든 합병 물살에 가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6일 신한지주의 주가는 장 막판에 한미은행 인수설이 나돌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편 서울은행에 잔뜩 눈독을 들이다 꿈을 접은 조흥은행(64조6,000억원)과 외환은행(54조6,000억원)은 이미 금융지주회사 방식을 통한 대형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두 은행은 일단 은행과 투신, 증권, 보험, 카드부문 등을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형태로 한 데 묶은 뒤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합병을 통한 자회사(은행)의 몸집 불리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간 생존경쟁이 격화하면서 일단 외형부터 키우고 보자는 식의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당분간 은행 규모에 상관없이 은행간 짝짓기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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