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6일 김대업(金大業)씨가 제기한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 병역 비리 의혹과 관련, 김씨와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의 연계를 밝히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이 대목이 김씨가 천 의원 등 민주당과의 뜻에 따라 조작된 폭로극을 벌였음을 드러낼 수 있는 핵심 고리라고 본 때문이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천 의원을 김씨의 배후로 공개 지목,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천 의원은 사기전과 5범인 김씨를 자신의 특보로 임명해 추악한 정치공작을 꾸미려 했다”며 천 의원이 6월2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올린 보고서를 증거로 들었다.
또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천 의원 보고서에는 우리측 1,2차 병역문제 대책회의 관계자를 증인으로 확보해 증언하도록 설득하고 있으며, 검찰 수사를 유도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런 시나리오가 모두 현실화하고 있는 걸 우연으로 볼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1999년 12월, 2000년 1월의 내일신문 보도 내용을 인용, “김씨를 1차 병무비리 수사팀의 일원으로 발령하고 김씨의 비리를 면책해 주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당시 국방장관인 천 의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는 권력의 위세가 막강한 정권 출범 초기였음에도 천 의원이 이 보도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은 이를 사실로 인정한 것”이라며 “겨우 식사 한 번 했다는 사람에게 이런 특별 대우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한 당직자는 “김씨가 외국으로 피신할 수 있는 거액을 받기로 했다는 제보가 정권 핵심부에서 일하던 사람들로부터 속속 들어오고 있다”면서 “김씨와 천 의원의 관계를 잘 아는 지방의 한 병역 관계자가 조만간 회견을 가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천 의원이 병역비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중요한 증인인 김씨를 만나 증언을 확보하려 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의 배후 운운은 이 후보 두 아들의 병역 비리와 은폐, 이 후보 부인 한인옥(韓仁玉)씨 등의 개입 여부 등 병역 문제의 본질을 흐리려는 음습한 공작 정치”라고 맞섰다.
천 의원은 김씨 사주설과 금품 제공설을 제기한 한나라당 서 대표와 남 대변인, 정형근(鄭亨根) 홍준표(洪準杓) 의원 등 4명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금명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당의 이 후보 아들 병역비리 진상규명소위 위원장인 천 의원이 비리의 진상을 밝힐 증인을 만난 사실이 왜 문제가 되느냐”며 “한나라당은 억지 주장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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