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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역사도시 서울 정체성 복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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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역사도시 서울 정체성 복원부터

입력
2002.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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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구 준비작업이 본격화했다. 개천이라는 개천은 닥치는 대로 메우고 고속도로로 뒤덮은 도쿄의 시민으로서, 또 태평로-광교 간 청계천 복개를 시작한 일본인으로서 조금은 부끄럽지만, 한국의 지리학도로서 사대문 안의 모습 되찾기에는 크게 환영한다. 단순한 상징성 추구에 그치지 않은 진정한 역사적 복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청계천 복원은 ‘우리 수도의 정체성 되찾기’ 문제이다. 그렇다면 옛 한성부가 어떤 문화역사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고, 어떻게 변질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지금 사대문 안에는 1994년 서울시가 정도 600년을 기념해 여기저기 세워놓은 비석들이 많다. 하지만 위치는 정확해도 설명은 엉터리다. 졸속 사업이었던 셈이다.

시청 별관에서 대한상의 방향으로 가면, 단속적인 성벽 흔적이 나타나다 그 끝엔 남대문 로터리이다. 말할 것도 없이 서울성벽의 흔적이다.

이 곳이 재개발되어 성벽 터에 빌딩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시작됐다는 복원작업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교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장충동-광화문이나 통제되어 있는 북대문(숙정문)까지 사업을 진전시켰으면 한다.

또 청계천 복원을 위해서는 사대문 안 교통혼잡을 해소해야 한다. 주차장 신설을 동결하고, 기업과 서점 백화점 등 상업시설에는 자가용 통행을 금지시킨 뒤 관광 겸용 순회버스를 운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하철과 연계해 단일요금으로 운영하고 환승주차장으로 외부 교통과 연결하면 서울의 사대문 안을 세계적 역사도시로 조성할 수 있다. 그리고 도심기능을 용산 등 타 지역에 이전하면 역사도시 서울의 복원 환경은 완전히 정비될 것이다.

일제 말기 서울에서 일본인이 집중 거주하는 중앙지역이라고 그 이름이 ‘중구’로 명명됐다. 이 곳은 ‘남산구’정도로 개칭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사실 최근 도로에 명칭 달기를 하면서 옛 지명이 많이 부활됐지만 ‘을지로’ ‘율곡로’ ‘충무로’ 등의 이름을 보면 일본식 지명이 해방 후 역사인물 이름으로 대체된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과거 일본인 거리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곳에 진고개(충무로), 구리개(을지로)와 같은 조선시대 이름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 두었으면 한다.

/도도로키 히로시 서울대 지리학과 박사과정 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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