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브루나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성사된 북미 외무장관 회담은 대북 강경 기조가 우세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고군분투 중인 온건파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보수강경파에 일격을 가한 ‘외교적 개인적 쿠데타’로 평가된다고 USA 투데이가 2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자기 목소리 찾은 파월’이라는 기사에서 ‘파월 장관은 취임 후 지금까지 줄곧 체니 부통령, 럼즈펠드 국방장관,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 등 이른바 보수강경 트로이카와 불협화음을 빚어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시 행정부내 강경 주도 3인방은 지금까지 중동 외교에서부터 심지어 유엔산하 가족계획 지원문제에 이르기까지 늘 온건파인 파월 장관을 눌러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파월의 아시아 순방 결과를 “성공적”이라고 총평하고 파월 장관은 서해교전 사건으로 미ㆍ북 관계 경색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됐던 상황에서 외무장관 회동 카드로 빗장을 벗겨냈다고 분석했다.
파월 장관은 공화당 행정부 출범 초 부시 행정부가 빌 클린턴 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토대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이를 취소하도록 지시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계속 대북 포용정책을 추구해 왔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파월 장관은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북한에 대해 “이는 사실이자 현실”이라고 말하면서도 “그같은 현실이 변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북한과 대화를 갖기를 원한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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