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대토지 소유자와 외국자본의 이익을 대변했던 포르피리오 디아스의 30여년 독재를 무너뜨리면서 멕시코 혁명의 막이 오른다. 화가들은 화폭과 이젤을 집어던지고 민중 속으로 들어갈 것을 천명했고 멕시코의 혁명적 ‘벽화운동’이 시작된다.영국의 사회학자인 마이크 곤잘레스의 ‘벽을 그린 남자_디에고 리베라’는 20세기 미술사에서 큰 획을 그은 사건으로 평가받는 멕시코 벽화 운동을 이끈 화가 디에고 리베라(1886~1957)의 일대기와 작품을 소개한 책이다.
책은 복잡한 멕시코 혁명의 역사를 간결하게 요약하면서 혁명 속에서 리베라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변모했는지 보여준다.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던 리베라는 멕시코 정부의 초청으로 고국으로 돌아와 1923년부터 ‘교육부 청사 건물 벽화 프로젝트’에 참여해 116점의 벽화를 그렸다. 특히 유학시절의 큐비즘을 떨쳐버린 리베라는 고대 원주민(인디오)의 문화에서 민중의 원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사회주의 예술을 지향한답시고 개인 고유의 주제의식과 형식을 배척하는 풍토 속에서 리베라의 벽화는 혁명기 예술의 미덕을 보여줬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석유재벌 록펠러로부터 벽화 주문을 받았으나 한구석에 레닌을 그림으로써 퇴짜를 맞은 ‘알라메다 공원의 일요일 오후의 꿈’은 멕시코 독립투쟁의 영웅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대작이다. 이 벽화는 전세계적으로 그의 이름을 날리는 계기가 됐다.
이 책에는 ‘산타 아니타 운하의 슬픈 금요일’ ‘동결 자산’ ‘노동자와 농민 탄압’등 민중의 역사를 설득력있고 공감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리베라의 기념비적 벽화가 칼라도판으로 실려 있다.
마이크 곤잘레스 지음ㆍ정병선 옮김
책갈피 발행ㆍ1만3,000원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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