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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도 중독…마음에 들때까지…3년간 23차례나 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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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도 중독…마음에 들때까지…3년간 23차례나 시술

입력
2002.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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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김모(24ㆍK대 4)씨는 지난달 28일과 31일 눈 성형수술을 받은 병원을 두차례나 찾아가 “눈이 마음에 안드니 책임지라”며 소란을 피우다 병원측의 신고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지극히 평범한 여대생이었던 김씨가 성형수술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가을. 4학년 진학을 앞두고 “눈을 조금 고쳐 예뻐지면 취직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소박한 소망에서 성형수술을 받았다.

첫번째 수술 결과가 만족스러웠던 것이 문제였다. 이 후 김씨는 수술을 더 하면더 예뻐지겠지 싶어 10개월 동안 네 군데 병원을 옮겨 다니며 7번이나 눈 성형수술을 받았다.

이 병원의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김씨처럼 외관상 문제가 없는데도 병원을 옮겨 다니면서 같은 부위를 마음에 들 때까지 수술하는 여성들이 전체 환자의 20~30%정도”라고 말했다.

▼성형 기피 '환자' 리스트까지

‘예뻐지고싶다’는 차원을 넘어 성형중독증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속출하고 있다. ‘닥터쇼핑(Doctor Shopping)족’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다. 닥터쇼핑족은 고칠 데가 없는데도 수술을 고집하며 한 번의 수술로 만족하지 못하고 ‘수술을 하면 할수록 예뻐진다’는 환상에 빠져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성형외과 의사들은 귀띔한다. 강남 일대 성형외과에서는 극단적인 닥터쇼핑족 50명을 기피인물로 지목한 리스트마저 떠돌고 있다.

평범한 회사원인 정모(27)씨도 전형적인 ‘닥터쇼핑족’. 정씨는 결혼을 약속한 애인과 다투거나 사이가 나빠질때마다 성형외과를 찾아 수술을 받는다. 애인과의 갈등의 원인이 ‘마음에 안드는 외모’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씨가 지난 3년동안 받은 성형수술만 눈 11번, 코 5번 등 모두 23번. 정씨는 지난달부터 보다 못한 애인의 손에 이끌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성형 수술이 정신적 위안'

담당의사 윤모(44)씨는 정씨의 경우를 수술받는 것 자체를 정신적 위안으로 삼는 전형적인 ‘성형중독증’이라고 진단했다. 윤씨는 “요즘은 성형수술 받는 것을 마치 기분전환을 위해서 미용실에서 머리 자르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신과를 찾는 여성 환자의 20% 이상이 성형이나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이 정신질병으로 발전한 경우”라며 심각성을 지적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미국의 경우처럼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성형수술을 받아도 좋다’는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서를 반드시 첨부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성형 중독증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성민우회 가족과 성상담소 원사(33) 사무국장은 “여성을 외모로만 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성형중독증’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끊임없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주훈기자

nomad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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