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때도, 피서철인 요즘에도 꾸준히 발행되는 책이 바로 경제경영서입니다.굳이 따진다면 이 가운데서도 CEO가 기업을 어떻게 경영하고, 기업은 어떻게 마케팅해야하는지, 직장인들은 또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지 등을 말하는 경영서가 더 많습니다. ‘~가지 법칙’ ‘~하는 법’이라는 제목을 단 책도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출판가가 유독 큰 기대를 거는 책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미국서 9월께 낼 예정인 ‘부의 이동’이 그것입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번역, 출간된다고 합니다.
토플러의 책이 미래사회에 대한 예측을 많이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경제경영서와 다르다는 지적이 있지만, 출판인들은 그래도 넓게는 경제경영서 범주에 포함시킵니다.
토플러는 이에 앞서 1970년에는 ‘미래쇼크’, 80년에는 ‘제3의 물결’, 90년에는 ‘권력이동’이라는 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제3의 물결’은 우리나라에서만 350만부가 나갔고, ‘권력이동’도 100만부 정도 나갔습니다. 전세계적으로는 수천만부가 판매됐습니다.
토플러 책을 읽지 않으면 세상에 뒤떨어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최근 국내서 번역된 피터 드러커의 ‘미래사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쓴 스티븐 코비도 이쪽 분야에서는 스타 작가입니다.
우리 출판계가 ‘부의 이동’에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에는 저런 저자가 왜 없나 하는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출판가에 따르면 이쪽 분야의 글을 써줄 만한 교수들은 저작보다는 기업 강연에 더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경제경영서 시장이 다소 위축되고는 있지만 그래도 전체 도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정도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웃 일본은 높은 물가와 부동산 가격으로 고생하는 월급쟁이들이 경제경영서에 오래 전부터 큰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다른 출판분야가 불황에 허덕여도 이 분야만은 계속 성장했습니다. 중국도 WTO 가입 등을 계기로 경제경영서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좋은 경제경영서 하나 나오면 일본 중국 시장도 노려볼 만 합니다. 출판계와 관련 학자들이 한번 방법을 찾아보았으면 합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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