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소각장 인근 주민들의 혈중 다이옥신 농도가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이번 수치는 미국ㆍ일본 피해지역은 물론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 베트남 호치민 등 지역보다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절실하다.환경운동연합 부설 시민환경연구소는 최근 경기 평택시 안중면 산업폐기물 소각업체인 ㈜금호환경 인근암환자 5명 등 주민 10명의 혈중 다이옥신 농도를 측정한 결과, 평균 53.4(단위 pg/g, pg=피코그램ㆍ1조분의 1그램)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다이옥신은 청산가리 1만배에 달하는 최고 독성의 발암물질이다.
이 수치는 고엽제(Agent Orange)의 다이옥신 성분으로 암과 기형아 출산 등 후유증에 시달리는베트남의 호치민(28.0), 동나이(49.0) 주민들보다 훨씬 높았으며 시화공단과 양천ㆍ노원소각장 주변 보다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오염사고를 일으켰던 일본 오사카 노제(Nose) 소각로 근로자들의 평균 농도는 39.7에 불과했다.
환경연합 관계자는 “조사 결과 국내는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농도를 기록했다”며 “해당 소각장 주변 전체 주민에 대한 건강검진 등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조사 대상 가운데 유방암 환자(67ㆍ여)의 혈중 다이옥신 농도가 92.9로 나타나 최고치를기록한 데 이어 갑상선 환자(56ㆍ여)가 70.8로 조사되는 등 질병을 가진 주민들의 다이옥신 농도가 건강한 주민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연합 관계자는 “다이옥신 노출과 암 발병과의연관성이 의심된다”며 “이를 위해 조사 대상을 넓히는 등 심층 연구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호환경 주변 5개면주민들은 소각 연기 등으로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수년째 민원을 제기해왔다.
한편 다이옥신은 쓰레기 소각로, 종이ㆍ화합물 공장 등에서 배출되며 한번 발생하면 분해되지 않는다.식사와 호흡 등을 통해 미량씩 인체에 유입되며 배설되지 않고 지방조직에 축적되는 대표적인 발암물질이자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졌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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