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35℃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열대야 현상이 일주일째 기승을 부리자 유통업체의 ‘밤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땡볕이 내리쬐는 낮에는 밖으로 나설 엄두를 내기 힘들고 밤에는 열대야로 잠이 오지 않아 ‘올빼미 쇼핑’이 새로운 밤 문화로 자리잡은 것. 심야에 시원한 매장에서 더위도 피하고 쇼핑도 즐기는 이른바 ‘샵캉스족(쇼핑+바캉스)’이란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이다.
홈플러스의 수도권매장은 야간고객이 최대 30% 이상 늘었고 객단가(고객 1인 평균 구매액수)도 40% 뛰었다.
이에 따라 폐점시간을 밤 10~11시에서 점포별로 밤 11~12시로 1~2시간 연장했고, 영등포점은 일종의 떨이 행사인 타임세일을 오후 5시와 밤 9시 2차례로 늘렸다. 신세계 이마트도 대부분 점포에서 저녁 10시인 폐점시간을 11시로 늦췄다.
월드컵 중계방송에 고객을 뺏겨 우울한 6월을 보낸 TV홈쇼핑은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올빼미 고객’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7월 한달간 하루 평균 심야(밤 12시~오전 6시)매출은 6억4,000만원으로 6월(3억5,000만원)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새벽 2시에서 6시까지의 매출은 평균 6,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3배 이상으로 뛰었다.
LG홈쇼핑은 하루 평균 심야매출이 6월 2억5,000만원에서 7월 4억5,000만원으로 80% 급증하자 야간에 주문을 받는 전화상담요원을 30명 정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CJ39쇼핑도 심야매출이 8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쇼핑몰은 원래 ‘밤 손님’이 많지만, 요즘 같은 열대야 시기가 대목중 대목. 인터파크의 7월 야간매출(밤 10시~새벽 6시) 비중은 19.5%로 2001년과 2000년 동기의 18.2%, 17.8%에 비해 커졌다. e현대백화점은 7월 야간매출이 전년에 비해 250% 폭등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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