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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허리휘는 집배원

입력
2002.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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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이 디지털 경제의 피해자로 수난을 겪고 있다. 인터넷 이메일의 보편화로 일반인들의 편지 발송량은 50% 이상 줄었는데도 집배원의 업무강도는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공공부문 인력 감축으로 집배원 숫자는 16.5%나 감소한 반면, 인터넷쇼핑, 홈쇼핑의 발달로 부피가 큰 상업용 우편물이나 처리시간이 긴 등기, 택배물량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정규직 집배원의 업무강도는 70% 가까이 증가했다.

97년에는 1만2,390명이 45억8,000통을 배달했는데, 지난해에는 1만344명이 64억4,000통을 처리해야 했다. 4년만에 집배원 1인당 연간 처리물량이 36만5,000통에서 62만6,000통으로 26만통 가량 늘어난 것이다.

집배원 1인당 하루 평균 업무부하도 적정수준을 70%이상 초과하고 있다. 1일 적정 처리건수가 1,440통인 대도시 지역의 경우 실제 배달물량은 2,500통, 적정 처리량이 650통인 농어촌은 실제 처리량이 1,100통에 달한다.

이에 따라 대도시에 근무하는 집배원은 오전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14시간을 근무하고 있으며, 농어촌 지역도 1일 근무시간이 11시간을 넘어서고 있다.

집배원 업무가 폭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과 홈쇼핑의 확산때문. 과거에는 고객이 직접 물건을 들고 우체국을 찾아왔는데, 이제는 주문만 내고 배달은 집배원이 하기 때문이다.

이교용 우정사업본부장은 “홈쇼핑의 발달로 지난해 택배(소포) 우편량이 수도권 지역은 60%, 전국적으로는 45%나 늘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일반 택배업체들이 운송비가 많이 드는 지방행 소포는 대부분 우체국에 맡기는 것도 업무량을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우편 처리량 64억통중 14억통은 부부가 맞벌이를 나가는 바람에 낮에 전달하지 못하고 저녁이나 다음날 다시 찾아가 전달했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올 6월 행정자치부에 2,973명의 집배원 증원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참다 못한 체신노조측은 20일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우정사업 자체를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현실적 이유 등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측은 “1994년에 대통령 지시로 ‘우정사업 공사화’를 발표했다가 공사전환에 따른 퇴직금과 임금 현실화에 필요한 2조원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철회했다”며 “현재로서는 우정사업본부 체제를 유지하면서 인력 확충과 집배장비의 현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에게 개인용 PDA를 지급하는 한편 문자인식 시스템을 개발, 우편물 정리시간을 획기적으로 덜어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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