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후보측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측은 30일 한화갑 대표가 밝힌 신당 창당 계획에 대해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 그 진의에 대해 적잖은 의구심을 내비쳤다.
노 후보는 이날 신당론에 대한 논평을 요구 받고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로 하여금 “지금은 8ㆍ8 재보선 승리에 전념해야지 신당이나 개헌 문제로 당력을 분산시킬 때가 아니다”고 발표하게 했다. 우회적이지만 상대적으로 강력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물론 노 후보는 “한 대표의 신당론은 당의 여러 어려운 상황을 고려, 깊은 생각 끝에 나온 것으로 본다”고 마지못한 평가성 언급을 하기도 했지만 노 후보의 의중은 분명 우려쪽에 더 무게가 실려 있었다.
유 특보는 “어떤 경우에도 국민경선을 통과한 노 후보의 사퇴는 없다”며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노 후보측은 한 대표가 신당론을 언급한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노 후보는 물론이고 당 지도부와도 협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쑥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한 신당 창당을 얘기한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 후보측은 신당론이 제기된 한 대표의 라디오 인터뷰가 있은 뒤 발언 전문을 구해 그 진의를 분석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또 노 후보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8ㆍ8 재보선에서의 승률을 높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노 후보의 ‘힘을 빼는’신당론을 구태여 지금 언급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상당히 회의적이다. 심지어는 “한 대표 마저 노 후보를 흔드는가”라는 볼멘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반대 세력은 털어내고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온 노 후보측 강경파 사이에서는 “동교동계인 한 대표가 신당을 하겠다고 하면 누가 들어오겠는가”라는 심각한 불신감이 표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측에서는 “민주당의 변화를 예고, 오히려 재보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 기류에도 불구, 노 후보측의 주된 기조는 한 대표와의 연대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어서 노_한 관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비주류·중도파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신당창당론에 대해 노무현 후보 직계를 제외하고 비주류와 중도파 는 “이대로는 안 된다”며 대체로 공감을 표시하면서 추이를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인제(李仁濟) 전고문은 “그동안 신당 얘기가 있었지만 대표가 공식 거론한 것은 중대 선언”이라며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신당 추진을 선호했다.
정균환(鄭均桓) 최고위원은 “외연 확대는 평소 나의 주장”이라며 “모두 당을 살려보자는 이심전심 아니냐”고 말했다.
동교동계에서 박양수(朴洋洙) 의원은 “통합신당으로 가자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적극 지지했으나,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지금은 침묵 속에서 지켜보고 있지만, 재보선이 끝나면 보자”며 말을 아꼈다.
경기 출신의 원유철(元裕哲) 의원은 “모두 기득권을 버리고 신당을 만들자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도파의 한 의원은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좀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