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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침체터널 끝보이나

입력
2002.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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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반등이냐, 랠리의 시작이냐.’전날 미국 다우지수가 5%이상 급등하고, 우리나라 증시의 거래소지수도 30일 23포인트 상승하면서 침체의 터널이 끝나지 않았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소한 700선이 무너지는 사태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늘어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26일 699포인트(장중), 이달 26일 688포인트의 쌍바닥을 찍은 후 700선을 굳건히 지켜내고 있고, 15일이후 11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였던 외국인들은 이날 1,3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는 낙관론과 신중론,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여부를 결정할 바로미터인 미국증시와 한국 기업들의 실적개선 여부 등 향후 한국증시를 결정할 핵심 변수들에 대한 평가가 상반되기 때문이다.

낙관론자들은 미증시가 바닥권에 진입했고,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경제기초체력)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지수가 800선 이상 상승할 환경은 조성됐다는 평가다.

서명석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주가가 1997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만큼 정보기술(IT) 거품과 회계분식에 따른 신뢰상실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공세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증시 역사를 볼 때 대세상승 국면에서 절반정도 꺾였을 때가 바로 반등의 기점이었고, 지금이 그런 시점”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환율안정에 따른 수출주, 중장기적으로는 낙폭과대 내수주가 상승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신중론자들은 ▦미국증시가 바닥권에 진입한 것은 분명하지만 미국은 현재 ‘미국식 자본주의’ 위기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쉽게 털고 일어서기 힘들고 ▦우리기업의 실적도 나빠지진 않겠지만 주가를 800선 이상으로 풀무질할 모멘텀이 될 정도는 아니라는 점을 들어 ‘다소 기간이 긴 기술적 반등’을 예상했다.

이종우 미래에셋투신 운용전략실장은 “미증시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공감대가 커진 만큼 이번 반등이 짧게 마무리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800선까지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800선 돌파는 고사하고 최악의 경우 580선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LG증권 박윤수 상무는 “미 시장이 단기 바닥을 확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불투명할 뿐 아니라, 실물경제의 회복지연, 환율변동성 확대 등으로 국내기업의 이익구조가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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