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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라이프] 국산 클럽, 비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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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라이프] 국산 클럽, 비상을 꿈꾸며

입력
2002.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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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보다는 못할지 모르나 당대 최고의 건축가로 알려져 있는 분이었다. 그가 설계했다는 경동교회나 불광동 성당의 건물만 보면 그 분의 명성에 수긍이 갔다. 서초동 법원건물은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알고 있다.그런데 법원에 가면 두 가지 점 때문에 과연 이 건물이 그 분이 설계한 것이 틀림없는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첫째는 1989년에 완성된, 비교적 최근의 건축물임에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 시설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필자는 두 해 전 소위 경차를 구입했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안전성을 고려해 대형승용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곧바로 변호사로 출발한 필자도 그랬다. 의뢰인들로부터 믿음을 얻기 위한 목적도 있어 개업초부터 대형 승용차를 구입,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그러나 평균 시속 40㎞미만인 서울시내 교통여건을 고려하면 경차의 안전성이 대형승용차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이 없고 특히 서초동 법원의 주차 여건상 작은 차의 효용성이 훨씬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일 작은 경차 1대를 구입했고 지금은 애용자가 됐다.

작은 차에서 내다보는 세상은 대형승용차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보인다는 사실은 경차 이용이 가져다 준 의외의 소득이기도 했다.

골프를 시작한 지 어언 19년이 되었다. 상당히 오랜 기간 골프용품 값은 으레 그러려니 생각하고 지내 왔다. 그러다가 몇 해 전 자전거를 한 대 샀다. 동네 자전거상에 가서 국산자전거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골라 값을 지불한 다음 따져보니 자전거 한 대 값이 드라이버 한 개 값에 훨씬 못 미쳤다.

경차를 구입한 후 연습장에 다니는 동안 뒷좌석에 실려 있는 골프채 값이 승용차의 가격을 넘어갈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특히 얼마 전 시타해 본 일제 드라이버 값은 필자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의 한 대 값에 버금간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골프가 사치성 운동이라는 비판은 아무리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골프가 우리나라의 일부 부유층만이 즐기는 운동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스포츠 가운데 한 종목이다. 그러한 사실을 고려할 때 골프클럽 제조업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수출전략산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까닭에 필자는 젊은 나이에 골프클럽 제조업에 뛰어든 C사장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외제가 판을 치는 골프클럽 시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그가 크게 성공하는 것을 보는 소망은 필자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안 되는 큰 꿈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소동기 변호사 sodongki@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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