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30일 8ㆍ8 재보선 이후 대선후보를 다시 선출하는 신당 창당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한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8ㆍ8 재보선 이후 신당 창당에 착수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뒤 “외연확대를 위해 많은 분을 참여시켜야 하기 때문에 백지에서 그림을 그리자는 얘기이며 발기인대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신당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또 “어느 당이 주체가 되고 누가 흡수되는 것이 아니며 기회균등 상태에서 참여하자는 것”이라며 “누구를 배제하고 누구를 옹립하느냐를 떠나 완전히 마음을 비워 기득권을 포기하고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 신당 창당 과정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도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 시사했다.
한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반 이회창(李會昌) 연대’의 신당을 창당, 대선을 치르겠다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신당 후보로 노 후보 이외에 다른 후보를 내세울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향후 대선구도 변화 및 정계개편과 관련, 주목된다.
한 대표는 이날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 동안 당내 여론을 수렴해본 결과 대체로 신당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가는 것 같다”며 “8ㆍ8 재보선 이후 당에서 최종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고 신당 불가피성을 거듭 역설했다.
한 대표는 노 후보의 8월말 대선 선대위 구성 계획과 관련, “그것은 노 후보의 생각이지만 당과 협의해야 한다”면서 “노 후보에게 후보 기득권을 내놓으라고 얘기한 적은 없으나 당 발전과 국민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의견일치를 못 볼 리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대표는 ‘신당 창당을 위한 외연확대에 정몽준(鄭夢準) 의원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당에 들어 오려는 모든 분들을 포함해 하는 얘기”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한 대표가 여러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나 지금은 8ㆍ8 재보선에 전념해야지 당력을 분산시킬 때가 아니다”면서도 “경쟁력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언제든 흔쾌히 재경선을 수용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이날 박상천(朴相千) 정균환(鄭均桓) 최고위원 등 민주당 비주류는 대체로 신당론을 환영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한 대표의 신당 창당론에 대해 “신당설은 국민에게 외면 받고 8ㆍ8 재보선 선거 패배가 확실해지자 판을 흔들어 보려는 책략”이라며 “신당 창당 음모와 개헌 술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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