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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전 본선리그/신예 돌풍이냐 노장 투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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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전 본선리그/신예 돌풍이냐 노장 투혼이냐

입력
2002.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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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전의 도전권은 결국 신예 기사에게 넘어갈 것인가? 아니면 노장들의 막판 투혼이 신예들의 기세를 누그러뜨릴 것인가? 제33기 SK엔크린배 명인전 본선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명인전의 판세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8명의 기사가 풀리그를 벌이는 본선리그 현재 진행상황은 총 28대국 중 21국.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신예의 힘을 이끌고 있는 기사는 안조영 7단이다.

첫 대국에서 목진석 6단을 상대로 162수 만에 간단하게 불계승을 일구어내더니, 내리 4번을 더 이겨 현재 5승으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2국에서는 윤성현 7단, 3국에서는 조훈현 9단, 4국에서는 최명훈 8단, 5국에서는 박승철 2단이 그의 앞에서 무너졌다.

더구나 최명훈 8단에게 4집 반 승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계로 이겼다. 특히 이번 대회부터 덤이 5집 반에서 6집 반으로 늘어 흑을 잡은 기사가 유리했는데 안 7단은 백을 쥐고도 3승을 일궈냈다.

안조영 7단은 명인전에서의 선전 등에 힘입어 7월 30일 현재 46전 35승 11패(승률 76%)로 다승 부문 5위를 달리고 있다.

대단한 기세다. 그러나 안 7단이 쉽게 도전권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남은 상대는 이세돌 3단과 유창혁 9단. 모두가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이달 초 제5회 비씨카드배 한ㆍ중신인왕전에서 우승하는 등 최근 기세를 올리고 있는 ‘쎈돌’ 이세돌 3단의 현재 전적은 3승 1패. 목진석 6단에게만 패했을 뿐이다.

게다가 조훈현 9단, 유창혁 9단, 최명훈 8단 등 일찌감치 강자들을 제압해 놓은 상태여서 오히려 마음은 더 편하다고 볼 수 있다.

이 3단이 안 7단과의 대국은 물론 다른 대국에서 전승하면 안 7단이 유창혁 9단을 이기더라도 6승 1패로 동률을 이루게 돼 도전자 결정 재대국이 불가피해진다.

재대국이 벌어진다면 큰 대회에서도 넉넉한 배짱으로 버티는 이세돌 3단의 우세를 점칠 수 있다. 이 3단은 올해 55전 38승 17패(승률 69%)로 다승 부문 2위에 올라있다.

유창혁 9단의 거취(?)도 관심거리이다. 지난 해 명인전 도전자였다가 이창호 9단에게 아쉽게 2대 3으로 패해 챔피언이 되지 못한 유 9단은 현재 2승 3패로 이미 도전권 획득에는 실패한 상황.

유 9단의 성격에 비추어 안 7단과의 대국에 그리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자존심이 걸린 문제여서 오히려 반대일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지난해의 도전자가 차기 대회의 시드도 배정 받지 못하는 상황을 유 9단이 참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종반부에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른 기사는 조훈현 9단. 첫 대국에서 이세돌 3단에게 불계패를 당하며 시작이 좋지 않았던 조 9단은 중반 이후 기운을 내며 꾸준히 승리, 현재 4승 2패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남은 상대는 유창혁 9단. 물론 이기더라도 자력으로 도전권 획득은 불가능하다. 안 7단이 남은 대국에서 모두 지고, 이세돌 3단이 1패를 기록해 주면 5승 2패 동률을 이뤄 도전자 결정 재대국에 극적으로 합류할 수 있다.

재대국이 이루어진다면 물론 백전노장 쪽에 승산이 있다. 막판 상황이 아주 재미있어지고 있다.

한국기원 측은 8월 중 본선리그를 마무리해 도전자를 가려낸 뒤, 9월부터 도전 5번기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이창호 9단이 4년째 명인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우승상금은 2,800만 원.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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