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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 총리서리 인사청문회 이모저모 / 때론 단호…때론 낮은자세…'답변 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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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 총리서리 인사청문회 이모저모 / 때론 단호…때론 낮은자세…'답변 유연'

입력
2002.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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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 국무총리 서리는 29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위원장 정대철ㆍ鄭大哲 )에 출석한 장상(張裳) 국무총리 서리는 대부분 질문을 미리 예상했다는 듯 차분하고 여유 있는 태도로 답변했으나, 3차례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는 한때 목소리가 떨리는 등 흔들리는 기색을 드러냈다.또 “투기 목적이 있든 없든 살지 않으면서 주소지를 옮기는 것은 위장전입 아니냐”는 추궁에 강한 어조로 “결코 그렇지 않다”고 버티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자식의 이중국적, 학력기재, 부동산 구입 등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전제한 뒤 “내 꿈은 여성에 대한 벽을 무너뜨려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며 최초의 여성총리 서리라는 사실을 은근히 강조했다.

당초 이날 청문회는 장 서리 주변문제 외에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의 소위 ‘5대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맞불 작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파행이 우려되기도 했으나 민주당이 정면 공세를 자제, 시종 순조롭게 진행됐다.

장 서리는 이날 이희호(李姬鎬) 여사와의 친분설, 영주권 취득 문제, 아들 이중국적 문제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대부분의 의혹을 부인했다.

오전 회의 말미부터 본격화한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의원 등의 위장전입 의혹 공세에는 “시어머니가 한 일이어서 전혀 모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 틈새를 보이지 않았다.

심 의원은 마이크를 잡자 마자 “신반포 한신7차 아파트 아시죠”라고 단도직입적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심 의원이 답변할 기회를 주지 않고 “이것이 위장전입 입니까, 아닙니까”라고 추궁하자 장 서리는 다소 화가 난 듯 떨리는 목소리로 “의원님이 질문을 하듯 저도 답변할 기회가 있어야 청문회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맞섰다.

반면 장 서리는 정세균(丁世均ㆍ민주당) 의원이 “48평짜리 아파트 두 채를 틀 만큼 호화주택이 필요했나”라고 아파트 불법개조 의혹을 거론하자 의혹은 부인하면서도 “정말 죄송하다.

이렇게 문제가 되는 것을 보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라고 유감을 표시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안대륜(安大崙ㆍ자민련) 의원이 장 서리의 도장이 찍힌 문서를 내보이며 ‘프린스턴 대학 신학대학원’표기로 불거진 학력위조 의혹을 거론하자 “나는 하지 않았다.

비서가 잘못해서 불거진 일”이라고 비서를 거론하며 우회했다. 이어 “미국이라면 명문 학교에 얽매인 이런 허위학력 기재 의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민주당 의원은 장 서리에게 해명성 기회를 주거나 ‘감싸기’ 질문을 곁들이는 모습이었다.

조배숙(趙培淑) 의원은 “장 서리가 이화여대 총장시절 ‘라면 먹을 돈으로 스테이크 먹을 수 있나, 그런 사람은 이화여대에 다니지 마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지만 사실 이 발언은 다른 교수가 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장 서리를 엄호했다.

강운태(姜雲太ㆍ민주당) 의원은 “이대 총장 재직시 학교발전기금 843억원을 모은 것을 보면 과연CEO 총장답다”며 “이제는 CEO총리를 해달라”고 말했다. 전용학(全溶鶴) 의원은 “본인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묻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여성계, 이화여대 인사들 100여명이 참관, 첫 여성총리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이들은 장 서리 모두 발언에 박수를 쳤다가 정대철 위원장으로부터 “국회에서는 박수를 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받았고 장 서리를 공격하는 질문이 나올 때 마다 서로 속삭이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장 서리의 능수능란한 답변을 지켜본 국회 사무처 직원 사이에서는 장 서리에 대해 “간단치 않은 인물”이라는 촌평이 나오기도 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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