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합의 파문으로 논란이 됐던 중국산 마늘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연장 신청이 무역위원회의 기각으로 무산됐다.신청인인 농협중앙회가 무역위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나, 이미 정부가 연장 불가 결정을 내린 상황이어서 마늘파문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무역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위원들 간에 충분히 논의한 끝에 내린 고심어린 결정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부나 경제단체 등의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이번 결정의 관건은 정부의 마늘산업 종합대책이 산업피해구제법 시행령이 규정하고 있는 ‘산업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져 조사의 필요성이 없어진 경우’에 해당되느냐는 것이었다.
논란은 있었으나 위원들 다수가 대책의 효과에 긍정적 평가를 했다는 것이 무역위의 설명이다. 정부대책에 대해 2시간30분간 질의ㆍ응답을 통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이와 함께 정부가 이미 연장 불가 방침을 정한 마당에 조사개시의 실효성이 있느냐는 현실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성철 위원장도 “일부 위원들이 그 같은 견해를 내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현실론을 감안하더라도 독립적인 위상을 가진 무역위가 정부 논리에 지나치게 충실한 결론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조사개시 불가 결정의 근거가 된 정부의 마늘산업 종합대책은 무역위 결정을 앞두고 졸속으로 발표된 인상이 짙다. 대책의 내용도 금액만 부풀려져 있을 뿐 종전 대책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무역위가 설사 관세율 인상이나 수입물량 제한 등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건의하지는 않더라도 산업피해 조사를 통해 정부대책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필요할 경우 구조조정을 위한 추가 조치를 건의하는 등의 역할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상철기자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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