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찾은 인천서ㆍ강화 을은 한 선거구로 보기 힘들 만큼 두 지역 주민의 성향 차가 뚜렷했다.선거전 중반에 들어선 현재는 강화고 출신인 한나라당 이경재(李敬在) 후보가 경륜을 앞세워 강화에서 앞서가는 반면, 서구 검단에서 12년간 치과병원을 운영한 민주당 신동근(申東根) 후보는 젊음을 내세워 검단발(發) 돌풍을 기대하고 있었다.
정당 지지도로만 보면 두 지역 모두 일단 이 후보가 유리한 듯 했다. 강화읍 버스터미널 앞 W농약상 주인 전모(50ㆍ여)씨는 “여기가 어르신들 사랑방 격인데 시골 노인 분들도 민주당에 대해 실망한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만나 본 강화와 서구 검단 주민들은 대부분 “정당보다는 인물”이라고 이야기했다. 각종 규제로 개발이 지체된 강화나 급속한 인구팽창으로 인해 심각한 도시화 문제를 겪는 검단에서는 ‘부패정권 심판’ 구호가 그다지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후보측도 “강화는 주민의 80%가 토박이어서 지역연고나 정당에 따른 투표성향이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강화 주민들은 그 이유로 이 후보의 ‘큰 일꾼’ 구호를 거론했다.
강화읍 중앙시장 D정육점 주인 김모(40ㆍ여)씨는 “김포와 비교해 보면 강화가 얼마나 낙후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군사ㆍ환경ㆍ문화 등 각종 규제를 풀려면 차관까지 지낸 이 후보가 적격”이라고 강조했다.
신 후보의 ‘정치개혁’ 구호가 주민들에게 그다지 와 닿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인 듯 했다. 읍내 농협 인근 전자대리점을 경영하는 김모(54)씨는 “개혁도 좋지만 그 사람이 중앙에서 강화발전을 위해 힘을 쓸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반면 신 후보의 낮은 인지도는 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현지 분위기였다. 주민 대부분이 신 후보의 이름도 제대로 몰랐지만 이 후보측조차 “인지도는 자연스레 올라가는 것”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대신 박용호(朴容琥) 전 의원에 대한 동정론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엿보였다. 선원면에 사는 김모(58)씨는 “이 후보가 소송을 건 것은 너무했어”라며 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같은 날 강화대교를 건너 찾은 서구 검단은 이 후보가 기선을 잡은 강화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수도권 베드타운으로 젊은 외지 유입인구가 70%에 달하는 검단에서는 아직까지 두 후보가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는 양상이었다.
신 후보가 교치의를 하는 D초등학교 학부모 정모(35)씨는 “신 후보의 시민운동 경력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젊고 옛 정치에 물들지 않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 후보측은 “강화는 50% 이상의 투표율이 예상되지만 검단은 잘해야 30%대”라면서 “투표율 제고에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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