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대하사극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환경의 독주 속에 김항명의 선전’이다.KBS1 ‘제국의 아침’(토ㆍ일 오후9시40분)의 작가 이환경(52)씨는 29일 첫 방송된 SBS ‘야인시대’(월ㆍ화 오후9시55분)까지 집필, 4일 연속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24일 첫 방송한 김항명(59)씨의 KBS2 ‘태양인 이제마’(수ㆍ목 오후9시50분)는 지난 주 시청률 21.7%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환경씨는 ‘용의 눈물’과 ‘태조 왕건’으로 사극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인물.
다만 ‘태조 왕건’에 이어 고려사 정종(최재성) 광종(김상중)대의 이야기를 그린 ‘제국의 아침’이 시청률 15%대에 머물러 한때 조기종영 이야기까지 나왔다.
대하사극이 통상 100부작으로 기획되는데 비해 ‘제국의 아침’은 86부로 끝나면서 이 같이 소문이 났다.
이에 대해 안영동 KBS 드라마주간은 “4월 작가와 계약할 때부터 연말까지 88부를 방영키로 했었다”며 “월드컵 중계방송 때문에 2회가 결방돼 86부로 줄어들었을 뿐 결코 조기종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이환경 독주’에 대한 우려도 높다.
이씨의 2개 사극 동시 석권이 임 충 신봉승 정하연씨 등 5, 6명에 불과한 사극작가 층을 더욱 좁힐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장군의 아들 김두한의 일대기를 다룬 ‘야인시대’는 ‘제국의 아침’과 같은 시간대 방송 예정이었다가 “상도의상 그럴 수 없다”는 작가의 요구 때문에 월화 시간대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씨는 “동시에 두 작업을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야인시대’는 이미 30회 대본까지 나와 지금 주력하는 것은 오히려 ‘제국의 아침’이다. 동시에 두 작업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면 둘 중 한 작품은 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48회 대본까지 써놓은 ‘제국의 아침’에 대해서는 “앞으로 광종 대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 드라마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0부작 ‘태양인 이제마’의 선전은 놀라울 정도.
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의 생애를 그린 이 드라마가 첫 회 시청률 18.5%를 기록, 같은 시간대 MBC ‘네 멋대로 해라’(17.0%)와 SBS ‘순수의 시대’(16.4%)를 눌렀다.
25일 2회에서는 22.5%로 양동근 이나영 주연의 ‘네 멋대로 해라’(17.8%)와 고 수 김민희 주연의 ‘순수의 시대’(18.4%)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작가 김항명씨는 1968년 KBS 라디오 연속극 ‘도미니까’로 데뷔한 중견 작가.
30여 년 동안 MBC ‘암행어사’ ‘제3교실’, KBS ‘왕도’ ‘이화’ ‘먼동’ ‘맥’을 집필해왔다.
김씨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체질의학이라는 한국 토종의학을 창시한 이제마의 삶 자체가 극적”이라며 “백년 전에 살았던 이제마가 아니라 현재 우리의 식탁에 앉아 건강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제마를 통해 삶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드라마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