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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해외 지분매각 표류…구조조정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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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해외 지분매각 표류…구조조정 차질

입력
2002.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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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불안 장기화탓…조흥은 DR발행 무산전세계적인 금융시장 불안 장기화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지분 매각 일정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에도 적잖은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8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공적자금 투입은행 조기 민영화 방침에 따라 정부가 보유한 조흥은행 주식(15% 내외)을 담보로 5억달러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국내 주가도 뒷받침이 돼야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선 DR 발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 지분 일부를 ▲국내 기관투자가에 매각하는 방안 ▲전략적 투자가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만기(10월22일) 시 신주 발행 대신 정부 보유 구주와 교환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담배인삼공사의 민영화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는 최근 담배인삼공사의 민영화 대상 잔여지분(13.8%, 2,633만6,000주)의 해외 매각을 해외 금융시장 불안을 이유로 7월에서 9월 이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9월 이후에는 담배인삼공사의 해외 DR 발행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미국 경제 회복이 늦어질 경우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기업 역시 미국발(發) 금융 불안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 등 대우조선 채권단은 하반기중 전체 지분의 30% 상당의 해외 DR를 발행키로 했지만 전면 보류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올해는 도저히 DR 발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채권단 지분 정리가 상당 기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신코퍼레이션도 올초부터 미 나스닥 상장 절차를 밟아왔지만 미국 경제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최근 심사 접수를 보류시켰다.

SK그룹은 25일 SK텔레콤 지분 733만주를 DR와 교환사채(EB)로 매각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DR의 경우 원주보다 할인 발행되는 등 적잖은 손실을 입었다.

정부 관계자는 “민영화나 구조조정 등이 지연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지만 환율 방어 차원에서 본다면 무작정 지분 해외 매각을 서두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4ㆍ4분기 이후에는 다시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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