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영어표기 광고 허용요구자국어에 관한 한 쇄국주의를 고집해 온 프랑스가 문호 개방의 시대적 요구에 직면했다.
일간 르피가로는 27일 조만간 유럽연합(EU) 집행위가 EU 규정에 근거해 식음료 제품에 ‘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막지 말라고 프랑스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소비자들에게 낯익은 식음료 단어가 영어인 점을 감안하면 프랑스가 EU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식음료 광고 선전물에 영어 표기가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는 1994년 당시 문화부장관이었던 자크 투봉의 주도로 광고 선전물에 불어만 표기토록 강제하는 법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 세계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는 car(자동차), PC(피시), camera(카메라)등 영어단어를 프랑스 광고 선전물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르피가로는 집행위의 요청이 공식화하면 프랑스가 법령을 고치든지 EU 규정 위반국이 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프랑스가 더 이상 자국어를 방어할 수 없게 됐다”고 개탄했다.
작가이자 언어학자인 클로드 뒨통은 EU 요구가 법 규정에 얽매인 기술관료적 발상이며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파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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