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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연습 같은 서울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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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연습 같은 서울시 정책

입력
2002.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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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자가 발표한 며칠 뒤 시장은 “안 한다”고 뒤엎고, 대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돌렸다가 문제점이 드러나면 슬그머니 백지화하고….최근 서울시가 발표하는 각종 정책을 보면 어떤 것이 진짜 최종 계획인지, 또 바뀌지는 않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도 없고 가늠하기도 힘들다.

우선 지하철 요금만 해도 그렇다. 9월부터 지하철요금을 100원 올린다는 서울시 발표가 나온 것은 이달 16일. 그러나 며칠 전 이명박(李明博) 시장은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시민들의 부담을 감안해 연말 쯤에나 인상할 생각”이라고 말을 바꿨다.

남산 1·3호 터널의 혼잡통행료 문제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용역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재 오후 3시까지로 돼 있는 토요일 혼잡 통행료 징수시간을 오후 6시까지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랬다가 슬그머니 없던 일처럼 되더니 최근 이 시장이 불쑥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는 상황이니 토요일은 아예 혼잡통행료를 없앨 방침”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혀 시민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이럴 때마다 실무직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똑 같은 해명들을 내놓는다. “이런 저런 안이 검토됐으나 어쨌든 시장님이 말씀하신 게 최종안입니다.”

동대문시장 등 차량통행이 많은 곳을 혼잡구역으로 지정해 통행료를 물리게 하는 차량억제 정책도 9월부터 실시한다고 요란하게 발표됐지만 해당지역 상인 등이 크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언제 그런 얘기를 했느냐 싶게 쑥 들어가 버린 상태다.

물론 이 시장 측도 이유는 있다. 관행적으로 시행해온 정책이라도 시민들의 의견이 다르면 언제든 고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건 발표 이전 검토과정에서나 필요한 변명이다.

“서울시장 직에는 연습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 시장이 시장선거 때 내걸었던 캐치프레이즈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이다.

염영남 사회부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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