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6일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1996년 가을 관권을 총동원하고 언론을 장악해 대선을 치르기 위한 기획서를 만들었다”며 한나라당의 ‘공작정치’를 비난했다. 한나라당의 ‘이회창 불가론’문건 공세에 대한 맞불작전이다.임종석(任鍾晳)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96년 9월에서 10월께 작성된 당시 여권의 공식 내부문건”이라며 440여쪽의 책자 1권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김대중(金大中) 후보를 겨냥해 무책임한 지도자, 술수 사기의 명수라는 등의 네가티브 논리를 전개하고 청와대수석과 내무장관 경찰청장 안기부장 등이 참여하는 최고선거지휘본부를 구성,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문건은 또 “TV는 여권이 분위기를 완전 장악하도록 유도해야 하며, 신문은 유력지를 중심으로 한 비판논조 차단에 주력해야 한다”는 등의 언론장악 시도도 포함하고 있다.
임 의원은 “문건이 만들어진 시점에 사실상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이 후보와 신한국당 원내총무로 있던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공작정치의 표본이라 할 이 문건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이 문건은 97년 10월 한 주간신문이 이미 보도했던 것으로 출처불명의 괴문서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는 96년 하반기에 평의원이었으며 대선행보를 본격화하지도 않았다”며 “따라서 문건이 실제 만들어졌다 해도 이 후보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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