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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따이한 한국인으로 속속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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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따이한 한국인으로 속속 돌아온다

입력
2002.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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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젠 어엿한 한국인입니다.”1998년 한국인 아버지를 찾아 베트남에서 아버지가 해외근무중이던 호주로 향했던 ‘라이따이한’ 이모(31)씨. 이씨는 26일 진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배다른 동생들의 뜻하지 않은 환영에 이어 한국의 법원이 자신이 한국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주었기 때문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단독 김필곤(金泌坤) 판사는 이날 이씨가 아버지를 상대로 낸 친생자 인지 청구소송에서 “친아들임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혈연관계 회복 잇따라

베트남 전쟁을 전후로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한 라이따이한들. 그들이 소송을 통해 친아버지와의 혈연관계를 속속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김모씨가 인천지법에서 같은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이후 이씨가 벌써 세 번째 케이스. 특히 이들은 대부분 어머니가 생존해 있는데다가 친생자 확인도 유전자감정을 통해 쉽게 이뤄질 수 있어 향후 잇따른 유사소송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오는 ‘한국인 라이따이한’들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씨의 아버지 역시 베트남인 어머니와 결혼했던 파월장병 출신. 아버지는 74년 더 좋은 직장을 찾아 호주로 떠났다. 자리만 잡으면 가족을 데려가려던 아버지는 베트남의 공산통일로 가족과 생이별을 하고 만다. ‘라이따이한’으로 손가락질 받으며 외롭게 자란 이씨가 아버지의 소재를 찾아낸 때는 한-베트남 복교 6년만인 98년. 이씨는 다행히도 현재의 가족들의 지지속에 아들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진정한 화해는 시간더 필요

이날 법적으로 부자의 연을 맺게 된 이들은 동해안 바닷가에서 소주잔을 나누며 재회를 자축했다. 산업연수생으로 경기 안산시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씨는 앞으로 한국국적을 회복한 뒤 새로운 삶을 살 예정이다. 베트남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어머니와 함께 호주를 찾아 옛 가족이 다시 모이는 계획도 짜고 있다.

그러나, 재회가 순탄한 경우는 많지 않다. 한국인 아버지들이 대부분 새로운 가정을 꾸민 상태여서 옛 자식들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11월과 3월 인천지법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김씨 형제 4명은 아버지가 항소를 제기하는 바람에 계속 소송이 진행이다. 현재 서울지법에서 진행중인 유사소송의 경우도 한국인 아버지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

소송을 담당한 박오순(朴五淳) 변호사는 “재회 당시에는 자식임을 인정하는 아버지들도 막상 소송에 들어가면 태도를 바꾸고 있다”며 “1만명에 달하는 라이따이한들이 아버지들과 진정한 화해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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