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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프로그램 MLE.APT 화제/자녀를 잘 키우려면… 엄마가 먼저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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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프로그램 MLE.APT 화제/자녀를 잘 키우려면… 엄마가 먼저 변해야 한다

입력
2002.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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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자녀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공동의 고민을 안고 각종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기웃거리는 부모들에게 최근 외국에서 도입된 새로운 부모교육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이스라엘 국제학습증진센터(ICELP)의 ‘포이에른스타인인지개발프로그램’(FIE), ‘중재학습강화법’(MLE)과 미국의 ‘현대의 적극적 부모교육(APT)’. 현재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들 프로그램은 국내에서는 한국FIE센터와 한국심리교육센터에서 각각 실시 중이다.

“이 점들을 이어 보기에 나오는 정사각형을 만들어볼까?” “엄마, 아빠가 언제 아이스크림 사가지고 와?” 점과 선을 이용한 인지 능력 프로그램을 지도하는 엄마의 질문에 아들 김동훈(가명ㆍ19)군이 엉뚱한 대답을 한다.

엄마는 예전 같으면 벌컥 화부터 냈을 터이지만 엄마는 “이것 끝내면, 아빠가 사올거야”라고 대답한 뒤 다시 한번 문제지로 아들의 관심을 이끈다.

특수학교 3년생인 동훈은 자폐아이다.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어려운 아들 때문에 김씨는 무던히도 속을 태웠었다. 아들만 바라보면 속이 탔던 그는 부모교육프로그램이라면 빠지지 않고 쫓아다녔다.

한국FIE센터에 다니기 시작한 것은 2년 전. 아들의 능력을 발견한 것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동훈은 한 번 본 그림은 그대로 베껴 그릴 정도로 공간영역이 우수한 고기능자폐아이다.

아무리 어려운 한자도 그림으로 인식, 쉽게 외우지만 글자와 글자가 모여 만들어내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FIE프로그램에서 그가 집중적으로 훈련한 것은 ‘관계의 인식’. 엄마와 동생을 별개의 존재로 인식했던 그는 이제야 동생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엄마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됐다.

엄마 박모(43)씨는 “아이의 장점을 발견하고 아이의 인지능력이 점점 좋아질 것이란 믿음을 얻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한다.

박씨는 아들과 함께 2년간 한국FIE센터 MLE를 꾸준히 다녔다. FIE가 자녀의 인지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면 MLE는 자녀의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부모의 중재 역할을 강조하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이다.

▼ 부모의 가치관 변화부터

이스라엘의 교육심리학자 루벤 포이에른스타인이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유대인들의 전통적인 자녀교육법에서 출발하고 있다.

즉 부모가 자녀와 주위환경의 중간에 서서 지식습득의 매개자가 된다는 것. 또 부모의 역할, 자녀의 학습과정을 인지론에 근거해, 정보입력과 처리, 산출이라는 과정으로 체계화했다.

부모가 적극적 중재자가 돼 자녀가 정보를 머릿 속에 입력하고 출력할 때 각 단계에서의 문제점을 파악, 교정하게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 어린이뿐 아니라 영재아 장애아 자폐아 등에게도 폭넓게 적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영재교육을 받고 있는 김소정(10)양은 문제해결력은 뛰어나지만 답을 정교화하는 것이 부족해 지난 해부터 한국FIE센터를 다니고 있다.

그는 토론을 통해 인식을 심화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수업이 끝나면 처음에는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날 정도로’ 머릿속이 복잡했으나 훈련이 거듭될수록 단순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MLE는 자녀가 FIE를 보다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부모의 역할 교육 프로그램이다. MLE가 강조하는 것은 “모든 어린이들은 발전할 수 있다”는 것. 자녀의 행동에 긍정적으로 반응함으로써 자녀의 장점을 더욱 발전시키라는 메시지다.

현재 한국에서는 이스라엘의 ICELP에서 연수를 받은 김나영씨가 서울 서초동에 한국FIE센터(02_595_3196)를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한국교육개발원과 CBS영재학술원에서 영재교육을 담당해왔다. FIE프로그램은 총 16~20시간에 걸쳐 ‘학습성향에 관한 검사’(LPAD)를 거쳐 인지과정의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김씨는 “아이들은 산만해서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와 자기 중심적이거나 외곬수여서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로 나뉜다”고 말한다.

전자는 입력과정에, 후자는 출력과정에 문제가 있다. 직관에 의존해 문제를 풀거나 답을 정교화하는 데 약한 영재들은 산출과정에 문제가 많은 편이다.

문제를 발견하면 이에 대응하는 인지프로그램으로 훈련을 하게 되는데 부모가 직접 교사가 된다는 점이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이점이다.

▼ 모든 어린이는 발전할 수 있다

‘현대의 적극적 부모교육’(Active Parenting Today)를 줄인 APT는 부모교육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진 PT를 발전시킨 내용이다.

책임감과 협동심 자기존중감을 가진 성인으로 길러내는 것을 주요 교육과제로 삼고 있다. 195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PT가 자녀에게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 등 방법론을 강조했다면 APT는 부모의 가치관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방법론이 아무리 좋아도 부모의 가치관이 잘못돼 있으면 자녀교육도 거꾸로 가기 마련이다.

과거 권위적인 교육법이 통했다면 정보매체가 다양해지고 개방화된 현대에서는 ‘민주적인 부모’가 필요하다.

성 알코올 담배 등을 일찌감치 접하게 되는 요즘 자녀들에게 과거의 금기사항을 무조건 차단하기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APT가 목표로 하는 ‘예방적 교육’이란 바로 문제해결능력이 높은 자녀로 키우는 것, 자녀의 자긍심과 책임감을 키워주는 것으로 이어진다.

10여년 전부터 미국에서 시작된 APT는 4년 전 전남대 홍경자(교육학)교수에 의해 한국에 소개됐다. 홍씨가 운영하는 한국심리교육센터(062-530-2343)에서 연수를 받은 강사들이 각종 학부모교육강좌에서 강의하고 있다.

/김동선기자 wee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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