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북한산 관통도로 저지를 위한 조계종 승려들의 농성장에 경비업체 직원들이 난입, 폭력을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이에 대해 조계종이 ‘법난(法難)’으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함에 따라 북한산 관통도로를 둘러싼 도로공사 등 관계기관과 불교계ㆍ환경단체간의 갈등이 첨예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2시50분께 경기 양주군 사패산 입구 농성장에 승려복장의 청년 30명과 경비업체 직원 90명 등 120여명이 진입, 농성 중이던 승려와 신도 30여명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20㎙ 높이의 망루에서 농성을 하던 설치미술가 최병수(44)씨와 수경(53) 스님이 중상을 입는 등 승려와 신도 10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충돌발생 직후 인근에 있던 병력 200여명을 긴급 출동시켜 ‘정법수호회’ 소속 김병호(50ㆍ법명 일공)씨 등 승려 3명과 E경비업체 직원 김모(29)씨 등 83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김씨 등으로부터 “정부 정책에 어긋나는 농성을 바로 잡기 위해 농상장에 진입했으며, 신변보호를 위해 경비업체 직원을 고용했다”는 진술을 확보, 정확한 난입의 목적과 배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법수호회는 1998년 종권을 둘러싼 조계종 사태 당시 승적을 박탈당한 승려들이 만든 단체로 알려졌다.
조계종 승려들과 환경단체 회원들은 지난 해 8월부터 수패산에 ‘철마선원’이라는 도량을 짓고,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의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을 해왔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의 지거(智炬) 스님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폭력배들이 성직자를 흉기로 무차별 폭행한 이번 사태는 일찍이 없었던 법난”이라며 “불교계는 환경단체, 시민단체와 연대해 시공회사측에 강력히 대처할 것이며, 사태를 방조한 정부 당국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은 또 북한산 관통도로 시공사측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에 엄중한 수사와 철저한 배후 규명을 촉구했다.
이연웅기자
vwlee@hk.co.kr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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