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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서해충돌 유감" 표명/꽉막힌 南北관계에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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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서해충돌 유감" 표명/꽉막힌 南北관계에 '숨통'

입력
2002.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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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서해교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7차 장관급 회담을 제의하고 나섬에 따라, 5월 이후 교착국면에 빠져 있던 남북관계와 미국의 대북특사 파견 취소로 경색된 한반도 정세가 정상화할 계기가 마련됐다.특히 북측의 유감 표명은 서해교전이 북한 지도부의 의사가 아니었다는 점을 시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유감 표명에 대한 정부의 평가와 남한내의 이견, 미국의 진단 등이 엇갈릴 가능성이 있어 향후 당국간 관계 복원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 북측 의도

북측 전통문에는 서해교전 사태로 야기된 고립을 남북관계를 통해 숨통을 트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사실 북측은 남측의 월드컵 선전을 축하하는 등 서해교전으로 인한 정치적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대남 유화제스처를 보여왔다.

그러나 남한 내에서는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북 지원 동결론이 제기되는 등 강경 여론이 높았다. 이 같은 상황은 경제개혁을 추진 중인 북한에게 상당한 악재로 작용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북한은 특히 남측이 준비했던 식량 30만톤 지원 카드를 포기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 고유환(高有煥) 교수는 "북측이 안팎의 위기상황을 선남후미(先南後美)로 돌파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면서 "특히 현 정부와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남북관계

북측의 대화의지를 고려할 때 조만간 재개될 장관급 회담에서 의외의 성과가 도출될 가능 성도 있다. 우선 북측이 회담 의제로 제시한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철도연결 등이 주목된다.

정부도 북측의 유감 표명을 '성의 있는 조치'로 평가하며 6ㆍ15 공동선언과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의 4ㆍ15 합의를 가시화할 태세이다. 7차 장관급 회담이 순조롭게 열리면 2차 남북경협추진협의회 등 하위 회담이 봇물을 이룰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최대 현안인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 문제도 거론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북측이 회담에서 서해교전 유감 표명을 번복하는 등 정치적 입장을 강조할 경우 대선 정국과 맞물려 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수도 있다.

▼ 북미관계

북한의 화해 손짓은 서해교전 후 사실상 관계 개선 의지를 포기했던 미국의 태도를 다소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백남순(白南淳) 외무상의 참석이 확실시 되는 31일 브루나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향후 한반도 주변정세에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북측이 이 자리서 다시 서해교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 남북, 북미 외무장관 회담이 열릴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북측의 무응답과 서해교전으로 무기 연기된 미국의 특사파견 논의가 활기를 띨 수도 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뿌리 깊은 대북 불신감을 감안하면 북미관계의 급격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만만찮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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