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전격적인 6대 그룹 부당내부거래조사에 재계는 두가지 점에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첫째는 정권말 조사라는 점. 재계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통상 정권초엔 채찍을 들다가 임기말엔 당근을 드는 ‘초강말연(初强末軟)’의 패턴을 보여 왔다. 때문에 대선이 불과 5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공정위가 움직이는 것, 나아가 1,2개 기업도 아닌 삼성 LG SK 현대가(家) 등 국내 최대 재벌들의 장부를 모조리 훑는 것에 대해 재계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재계는 부당내부거래조사가 갖는 고도의 정치성을 감안하면 뭔가 배경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재계의 한 관계자는 “아니기를 바라지만 솔직히 정권말 재벌의 군기를 잡으려는 차원으로 밖에는 달리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번째 당혹감은 경제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조사라는 점이다. 미국경제불안과 환율급락으로 수출환경이 최악으로 치닫고,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국면으로 접어드는 시점에, 재계는 정부가 기업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조사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마다 비상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한데 공정위가 조사를 벌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성철기자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