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한가운데 물방울처럼 떠 있는 작은 섬들. 생명의 모태가 물이라면 그 신성한 근원의 박동이 들릴 듯하다. 현기증이 일 정도로 새파란 바다와 새파란 하늘. 그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인도양의 진주 몰디브(Maldives)의 첫인상은 이와 같은 간결함이다. 이 곳의 풍경화에는 자질구레한 선이 필요없다. 그 단순함은 이내 신비로움으로 바뀐다. 산과 강에 익숙해 있는 내륙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섬 하나가 하나의 호텔이고 호텔은 모두 단층이다. 산호가루가 부서진 해변을 빙 돌아, 혹은 물 속에 다리를 놓아 그림 같은 방갈로를 지어놓았다. 방문을 열어 젖히면 바로 바다. 바다의 색깔은 신비로운 푸른빛이다. 이런 물빛을 ‘크리스털 블루’라고 부른다.
몰디브는 자유와 휴식의 공간이다. 바다에 잠겨있다가 해변에 누워 일광욕을 하면서 책을 보거나 낮잠을 잔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다. 나른한 열대의 태양과 파도소리가 있을 뿐이다.
오랜 휴식에 좀이 쑤시면 수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가장 간단한 스노클링부터 스쿠버, 카타마린, 낚시 등. 10~30달러 정도면 알찬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
크리스털 블루의 물 속은 꼭 구경해야 할 신비의 세계이다. 세계 다이빙의 명소 대부분이 몰디브에 몰려있을 정도로 이 곳의 바다는 화려하다.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초보자도 쉽게 물 속을 볼 수 있다. 바다로 조금만 나가면 열대어와 산호의 장관이 펼쳐진다.
운이 좋으면 가마솥 뚜껑만한 가오리나 바다거북, 상어를 만날 수도 있다. 수면 위를 거의 ‘날아다니는’ 카타마린(쾌속요트)을 타면 바다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파란 잉크 위를 미끄러지는 듯한 기분이 삼삼하다.
열대의 밤은 낮만큼 평화롭다. 해변에 남아 밀어를 즐기는 연인들, 비치바에서 바람을 맞으며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하염없이 하늘을 보며 별을 세는 사람들…. 어디에도 걱정이나 스트레스의 그늘이 없다.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을 뿐이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여행정보/ 1,190여개 섬으로 이뤄져, 4박5일 상품 140만원선
몰디브는 완전한 섬나라이다. 인도 서남쪽 600㎞ 지점의 인도양 한가운데에 남북으로 820㎞, 동서로 130㎞ 뻗어있는 1,190여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큰 섬이 서울 여의도보다 작다. 해저화산 산맥의 꼭대기에 산호가 쌓여 형성된 섬들의 평균 고도는 해발 1.8㎙. 지구온난화로 빙산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수십 년 내에 나라 전체가 바다에 잠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26만여 명의 국민은 대부분 아리안족이며 공용어는 인도유럽어의 하나인 디베히어. 화폐는 루피아인데 달러(1달러 10루피아)도 통용된다. 야자열매와 바나나 외에는 농사를 지을 수 없어 국민소득(1인당 연간 약 900달러)은 낮지만 풍족한 해산물 덕분에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 인구 6만 명의 수도 말레는 종교와 경제의 중심지로 성금요일사원, 국립박물관등 관광코스가 있다.
호텔예약 등의 어려움 때문에 개별여행보다는 여행사상품을 이용하는게 더 싸고 편하다. 국내에서는 천도관광(02-3257-007) 등이 몰디브 상품을 내놓고 있다. 성수기가격으로 1인당 4박5일 139만원, 5박6일 149만원이고 더 묵으려면 하루에 14만원을 추가하면 된다. 수도인 말레 근처의 파라다이스호텔과 수상비행기로 20여분 거리의 선리조트 등 5곳의 리조트에서 숙박한다. 리조트와 객실의 종류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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