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장시대 서울대 '기대'흔들리던 서울대의 조타석을 잡은 정운찬 신임 총장에 대한 기대로 서울대가 술렁이고 있다.
정 총장은 이미 지난 주 ‘개혁의 신호탄’을 쏘며 새 바람을 예고했다. 유세기간 밝힌 총장공관 철거를 약속대로 이행하겠다고 밝힌 것.
정 총장은 무주택 교수를 위한 장기 임대아파틀 건립을 위해 총장 공관 부지와 교수아파트 부지를 재개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어 그가 평소 주장해온 ‘서울대 개혁론’의 실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대 안팎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부분은 기초학문 육성. 정 총장은 유세기간 기초학문과 소외학문 보호육성을 천명했고, 취임 인터뷰에서도 학문의 균형 발전을 누차 강조하며 기초학문 연구지원비 확충을 공언했다.
정부의 대규모 학문 지원 사업인 두뇌한국(BK)21 사업에서도 소외됐던 인문, 사회대 교수들에겐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인문대의 한 교수는 “총장의 전폭적 지원으로 땅에 떨어진 ‘지성의 권위’가 조금이나마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적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강조도 눈여겨 볼 대목. 이기준 전임 총장의 가장 큰 실패이유는 개혁 드라이버의 방향성에 있기 보다는 총장의 독단적 태도에 있었다는 것이 서울대 관계자들의 평가다.
따라서 각기 다양한 분야에서 학문적 자존심을 상당한 서울대 교수들의 의사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절할 것인가가 정 총장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가장 험난한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포부를 실현하기 위한 밑바탕으로 1,000억원의 교수 복지기금 조성 계획과 연구지원비 확충 등이 관건이다.
국가로부터 예산을 따내야 하는 서울대 총장의 입장에서 서울대의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정 총장은 취임 인터뷰 말미에서 장성우 기획예산처 장관과 어릴 적부터 친구라고 밝힌 데서 보듯 그의 폭 넓은 인간관계가 한몫을 할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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