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C(개인용컴퓨터)경기 침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 PC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의 새로운 ‘대안(代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22일 국내 업계가 입수한 중국정보산업발전연구소(CCID)자료에 따르면 중국 PC시장은 2000년 640만대(세계시장 1억3,000만대의 4.9%)에서 지난해 820만대를 거쳐 올해 1,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5월 중국의 PC출하량은 데스크탑 59만7,000대와 노트북 5만6,000대를 포함, 모두 90만대로 4월에 비해 20% 증가했으며 지난달말부터 신학기 수요에 힘입어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 PC시장은 올해 1,000만대 돌파에 이어 내년 1,200만∼1,300만대, 2005년에는 세계 PC시장의 10%인 2,000만대 이상으로 커져 미국ㆍ유럽ㆍ일본 중심의 시장구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전망이다.
반면 세계최대 PC시장인 미국은 4,300만대 4,400만대 4,800만대(이하 2001ㆍ2002ㆍ2003년), 유럽은 2,900만대 2,900만대 3,100만대, 일본은 1,300만대 1,300만대 1,400만대로 매년 5% 미만의 저성장으로 중국의 급성장과는 대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IT경기 침체로 불안해 하는 국내 반도체업계는 중국 PC시장의 급성장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 PC시장이 올해 1,000만대를 돌파할 경우 128메가 제품을 기준으로 모두 8,000만개, 주변기기까지 감안하면 4억개의 수요가 창출된다. 이를 매출로 환산하면 16억달러 규모로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222억달러)의 7% 수준이다.
특히 중국 PC시장은 레전드(28%, 1위), 파운더(9.9%, 2위), 퉁팡(6.3%, 3위) 등 중국업체들이 완전 장악하고 있어 델컴퓨터, IBM, 휴렛팩커드 등 미국 업체 위주의 D램 수요처에 다변화가 기대된다.
이에 따라 D램 최대공급자인 국내 메모리업계로서는 공급가를 한층 유리하게 책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매년 7∼8%의 경제성장률, 기업들의 IT투자 본격화, 1억 가구의 잠재 PC구매 시장 등을 감안하면 국내 메모리업계의 새 희망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국내 메모리업체 가운데 하이닉스반도체는 현재 중국 메모리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중국 상하이에 반도체판매법인(SSS)을 설립한데 이어 국내 메모리사업부에 중국 전문그룹을 설치, D램 메모리반도체 외에 비메모리 반도체, TFT-LCD 등 반도체 전반에서 다각도의 시장접근을 추진중이다.
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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