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 엘스(남아공)가 피말리는 연장접전 끝에 제 131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총상금 580만달러)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000년 타이거 우즈에 밀려 2위에 그쳤던 엘스는 1997년 US오픈 이후 5년만에 세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150만 달러.엘스는 22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의 뮤어필드 골프링크스(파71)에서 끝난 최종라운드서 1언더파를 보태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 토마스 르베(프랑스) 스튜어트 애플비, 스티브 엘킹턴(이상 호주) 등 3명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사상 첫 4명의 연장전은 1ㆍ16ㆍ17ㆍ18번홀의 합산성적으로 승부가 가려졌다. 엘스는 연장 4개홀을 파로 마무리, 버디와 보기를 1개씩 기록한 르베와 다시 동타를 이뤄 2차 연장전에 들어갔다. 엘킹턴과 애플비는 18홀서 나란히 보기를 범해 탈락했다.
서든데스로 치러진 2차 연장전 첫 홀서 엘스는 세컨드샷, 르베는 티샷을 벙커에 빠트렸다. 엘스는 탈출조차 힘겨운 상황에서 절묘한 벙커샷을 핀 주변 1㎙에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 보기에 그친 르베를 극적으로 따돌렸다.
엘스는 4라운드 13번홀까지 8언더파로 2타차 단독선두를 유지, 우승이 확실시 됐다. 하지만 14번홀 보기에 이어 16번홀(파3)에서 티샷에 이은 칩샷 실수가 겹쳐 더블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선두그룹 3명에 1타 뒤진 공동 4위로 추락했다. 17번(파5)홀에서 버디를 챙겨 기사회생한 엘스는 18번홀(파4)에서 파에 그쳐 승부를 조기에 결정짓지 못했다.
전날 비바람으로 10오버파 81타를 쳤던 우즈는 이글 1, 버디 5, 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의 슈퍼샷으로 최종합계 이븐파 284타로 전날 67위에서 28위로 순위를 올리며 체면치레를 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엘스는 누구
타이거 우즈의 빛에 가려 있던 ‘빅 이지’(Big Easy) 어니 엘스가 만년 2인자의 설움을 마침내 털어냈다.
그는 191㎝, 95㎏의 거대한 체구에도 불구, 부드러운 스윙을 지녀 ‘빅 이지’로 불렸고 1994ㆍ97년 US오픈에서 우승을 거두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우즈의 등장은 불운의 시작이었다. 그는 2000년 브리티시 오픈을 포함해 최근 4년간 6차례나 우즈에 밀려 2위에 그쳤다.
우즈만 보면 라운드가 꼬이는 징크스가 생길 정도였다. 올해도 마스터스 대회 최종라운드서 1위 우즈에 2타차까지 따라붙었다가 후반 트리플 보기로 무너져 우즈 공포증을 실감했다.
그러나 엘스는 이번 우승으로 우즈의 독주에 제동을 걸 주자임을 확인했다. 엘스는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대회 중 하나였다”며 “특히 마지막 라운드를 치르면서 느낀 감정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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