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재무론 교과서는 배당을 주식 투자에 있어서 과거의 유물로 가르치는 경향이 있다. 성장하는 기업은 생산성이 없는 개인에 불과한 주주에게 배당이란 이름으로 용돈을 주지말고 그 돈을 아껴서 자체 성장성 높은 프로젝트에 투자하여 철없는 주주들이 그 돈을 낭비하지 말고 나중에 주가 상승으로 보답받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하다는 것이었다.이른 바 PER혁명이라는 것도 성장기업에 투자해 배당을 받지않고 계속 참고 있으면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잉여금으로 쌓이며 결국 증자의 재원이 되어 주주들에게 늘어난 주수로 보답이 되니까 주당배당보다는 주당이익을 투자지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에는 전제가 있다. 즉 기업이 계속해서 좋은 투자기회를 가지며 또한 경영진이 이 기회를 잘 살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유력한 경제지의 하나인 포브스는 "이 전제가 주주의 왕국이라는 미국에서조차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는 연구결과를 싣고 있다(The Great Stock Illusion). 주주가 이익을 배당으로 받기를 포기하고 경영진에게 맡겨 놓았더니 결국은 그 돈들이 '전부 낭비된 돈(wasted money)'으로 끝났다는 것이다. "상장 기업의 경영자들이 충분한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은 제국건설 프로젝트에 이익을 낭비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생각나는 사례는 무척 많다. 돈이 좀 생기면 주주들에게 돌려줄 생각은 하지 않고 끌어안고 별의별 생각을 다한다. 중국 요리집에 투자해서 돈을 벌면 배당으로 투자자에게 돌려주면 될 것을 중국집 아저씨가 끝까지 우기면서 이탈리안 레스토랑까지 만들어 운영하려고 하는 식이다.
투자자가 배당으로 받아서 다른 잘나가는 전문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투자한다면 중국집에서 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보다 물론 더 이익이 많이 날 것은 불문가지인데도 말이다.
세계 증시가 폭락의 회오리에 휘말린 지금 전세계적으로 배당이 높은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 속임이 없으며 항상 투자자 존중의 마음씨를 함뿍 담고 있다.
/김정래 제일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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