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재보선이 23, 24일 이틀간의 후보등록과 함께 16일간의 공식 선거전에 들어 간다. 13곳에서 실시되는 이번 선거는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간 평가의 성격이 짙어 결과에 따라 정국과 각 당의 진로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 이어 또 다시 패배할 경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에 대한 후보 교체론이 힘을 얻으면서 정국이 한바탕 정계개편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이번 재보선에서는 선거 결과와 함께 눈여겨 볼 대목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지방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각기 '부패.무능정권 심판론'과 '노무현 대 이회창'대결구도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의 권력형 비리 공세에 밀려 힘 한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민주당의 '이회창 때리기'가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민주당이 지난주 한화갑 대표의 국회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이 후보의 소위 '5대 의혹'제기와 함께 의원직 조기사퇴를 요구하는 강공을 펴는 것은 이를 위한 정지 작업이다.
둘째는 무소속 변수이다. 민주당은 공천 탈락자의 반발이 상대적으로 심각해 출발이 매끄럽지 못한 상태다. 서울 종로의 정흥진(鄭興鎭) 전구청장, 금천의 김기영(金箕英) 전서울시의회 의장, 경기 하남의 손영채(孫永彩) 전시장 등 수도권 낙천자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또 텃밭인 광주 북갑과 전북 군산에서도 지대섭(池大燮) 전의원과 엄대우(嚴大羽) 전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운동권 출신의 함운경(咸雲炅)씨 등이 각각 무소속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 후보와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적극적 진무 작업으로 후유증은 가라앉고 있지만 경남 마산 합포에서 김영길(金永吉) 당 인권위원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수도권의 무소속 출마자들은 아직 당선권과는 거리가 있으나 나름대로의 지역 기반을 갖고 있어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의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더욱이 호남지역 무소속은 동요하고 있는 현지 민심을 업고 민주당의 수성을 위협할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 독주분위기에 대한 민심의 견제 심리가 발동할 것인지도 주목 대상이다. 한나라당은 초반 판세가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최근 구설수를 탄 당 소속 일부 자치단체장의 언행이 역풍의 계기가 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천자 가운데는 해당 지역구 또는 다른 곳에서 16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던 '원외 중진'이 유난히 많다. 한나라당의 양정규 이해구 이우재 전의원은 15대 의원을 지냈고, 민주당 김상현 유인태 전의원은 14대 의원 출신이다. 민주당 장기표 푸른정치연합 대표는 16대에 민국당 후보로 원내 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들의 재기 여부도 관심을 돋우고 있다.
유성식 기자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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