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또 人事?" 청와대 허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또 人事?" 청와대 허탈

입력
2002.07.22 00:00
0 0

최근 청와대에는 소리 없는 분노, 허탈감이 짙게 깔려있다. 임기 말 국정을 철저히 마무리하겠다는 다짐을 거듭 하고 있지만, 정치현실이나 여건이 이를 실천하기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특히 7ㆍ11 개각을 이후 일어난 일련의 인사 관련 파문은 임기 말 누수를 의미하는 측면도 있어 청와대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장상(張裳) 총리 서리의 도덕성 시비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 그렇다 해도, 이태복(李泰馥)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다국적 제약회사의 로비설'은 청와대를 '비감'한 상태로 몰아갔다. 이어 마늘협상 파문으로 한덕수(韓悳洙) 전 경제수석을 경질해야 하는 상황도 고통스럽기는 매일반이었다.

무엇보다 이태복 전 장관의 파문에 대해 청와대는 할 말이 많은듯했다. 한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이 로비한다고 장관을 경질할 정도로 우리나라가 형편없지는 않다"면서 "이 전 장관의 정치지향성, 독선적 행태, 부적절한 처신 등 다른 경질사유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경질 사유를 밝히면, 결국 문제점 많은 인사를 수석에다 장관까지 원천적 잘못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대꾸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각에 대한 총평이 박한 점도 부담이다. 정치권이 끊임없이 분위기 쇄신과 중립내각 구성을 요구, 개각을 단행했는데도 그 개각이 새로운 공세의 빌미가 되고 있는데 불만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당초 개각을 반대했던 측에서는 "임기 말 개각은 득보다 실이 크다"면서 "새롭게 일을 벌이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내각을 꾸려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인사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우선 검증이 보다 철저해야 한다는 내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장상 총리 서리의 검증도 완벽하지 못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수석에다 장관까지 지낸 인사가 개각 당일 날 청와대로 '칼 날'을 들이대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 대통령이 '사회적 마이너'를 선호하는 인사 스타일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 대통령은 평소 학연, 지연을 타파하기 위해 연고에 얽히지 않은 '자수성가형'을 택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이런 인사방식은 쇄신의 의미를 갖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사회적으로 검증된 인사를 택함으로써 주류 사회의 지지나 긍정적 평가를 얻어내는 효과를 잃은 측면도 있다.

잇따른 인사 파동을 겪으면서 분노도 있고 자성도 나오지만, 본질적으로 이런 현상이 임기 말 누수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다"는 체념도 없지 않은 모습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