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이승하
별이 열리니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밤하늘의 음악에 반응하는 것들
짝을 찾아 우는 풀벌레들과
짝을 잃고 통곡하는 사람들
사람들은 가장 맑은 눈물을 준비한다
내가 사랑했던 한 사람이
마지막 숨을 몰아쉬다 눈감은 밤
어둠은 이불처럼 주검 하나를 덮는다
포근한 밤하늘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던
음악소리 점점 커져 우주가 전율한다
사수좌의 별도 헤라클레스좌의 별도
도시의 하늘에선 떠오르지 않지만
해가 진 뒤에야 울기 시작하는 새여
날개를 펴고 보아라 7월의 별자리를
그 중 밝게 반짝이는 별을 향하여
목숨을 불살라 너는 지금 비상하라.
■시인의 말
두 달에 한 번은 가는 병원 영안실. 늦은 시각에 별을 보여주는 것은 늘 고인이 된 분이다. 반응해야 한다, 저 별빛에. 내 생명도 유한함을 별자리는 자기 목숨을 불태우며 들려주고 있건만.
■약력
▲1960년 경북 김천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사랑의 탐구’ ‘우리들의 유토피아’ ‘뼈아픈 별을 찾아서’ 등 ▲대한민국문학상, 서라벌문학상, 지훈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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