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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학시험은 영어시험?/대학들 전공평가 없이 영어비중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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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학시험은 영어시험?/대학들 전공평가 없이 영어비중 높여

입력
2002.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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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25)씨는 올해 초 지방 C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영어문법과 단어만 달달 외우고 있다. 김씨가 이 달 말 도전하는 서울 A대 경제학과 편입학시험 전형이 영어 필기시험과 이전 대학 성적으로만 돼 있기 때문. 김씨는 “21세기에 80년대식 영어시험으로 대학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대학편입학 시험이 구시대식 영어 시험 위주여서 수험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전공실력은 따져보지도 않는데다 주요 전형 방법인 영어시험 조차 문법과 단어 암기 능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23일 모집인원의 3~5배수를 뽑는 편입학시험 1단계 전형 합격자를 발표하는 고려대의 경우 인문계, 자연계 모두 100% 영어만으로 합격자를뽑는다.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2단계 전형에서도 이전 대학성적과 면접의 반영비율이 각각 20%와 30%인데 반해 영어 비중은 50%나 차지한다.

고려대 사범대 편입학 시험에 지원한 정모(29)씨는 “문법과 단어암기 위주의 전 근대적 영어공부를 또다시 할 줄 몰랐다”며 씁쓸해 했다. 편입시험 준비생 이모(25)씨는 “대학이 전공공부를 아예 무시하도록 부추기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다단계 전형을 하는 대학은 그나마 나은 편. 대부분 대학은 전공 소양에 대한별도의 평가 없이 전 대학성적과 영어시험만으로 편입생을 선발한다. 26일 편입시험을 치르는 서울여대 등은 100% 영어성적만으로 선발하며, 세종대, 단국대 등은 영어성적 60%, 이전 대학성적 40%를 반영하고 있다. 올해 H대 경제학과에 편입한 이상혁(李祥赫ㆍ22)씨는 “편입시험을 준비하면서 전공책을 펴 보지도 않았고 볼 필요도 없었다”며 “편입학시험은 사실상 영어시험”이라고 말했다.

대학편입학학원 관계자는 “새로운 전공을 공부하기위한 편입학 시험에서 전공보다 영어가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대학측이 좋은 인재를 선발하고, 키우기보다는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채 결원 학생 채우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2학기 편입학 지원율 모집규모 축소불구 높아

4년제 대학들이 올 2학기 편입학 모집규모를 줄였으나 지원율이 여전히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각 대학에 따르면 지난 주까지 일반 편입학 원서접수를 마감한 고려대는 서울캠퍼스의 경우 4.14대 1, 서창캠퍼스는 2.34대 1을 기록했다. 법대는 5.13대 1로 지난해의 5.18대 1과 비슷했고, 영문학과는12.50대 1로 지난해(8.17대 1)보다 오히려 경쟁률이 높았다.

아주대는 건축학과가 8.79대 1 등 평균 3.85대 1 이었고, 성신여대는 6.57대 1의 평균경쟁률에 일어일문학과가 무려 37.0대 1의 최고경쟁률을 보였다. 세종대는 관광대학이 23.36대 1을 기록하는 등 전체평균13.47대 1을 기록했고, 광운대는 건축학과가 9.38대 1을 기록하는 등 평균 6.3대 1이었다. 이밖에 동덕여대 10.98대 1, 명지대는7.8대 1이었고, 대졸자를 대상으로 하는 학사편입학만 모집한숙명여대는 12명 모집에 36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3대 1이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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