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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00원시대 대비하자/(中) 엔高극복 日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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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00원시대 대비하자/(中) 엔高극복 日배워야

입력
2002.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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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중반 미국과 유럽은 천문학적 무역흑자를 내고 있던 일본을 ‘왕따’시키기 위해 손을 잡았다.플라자 합의. 엔화가치를 절상시켜 일본 기업들의 수출가격 경쟁력을 꺾겠다는 서방의 공동보조 전략이었다. 달러당 250엔대였던 엔ㆍ달러환율은 플라자 합의이후 150엔 밑으로 떨어졌다.

90년대 중반 엔화는 더 큰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엔ㆍ달러환율은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달러=100엔의 벽을 가볍게 무너뜨리며 95년초 달러당 79엔까지 추락했다.

일본 기업의 위기감은 대단했다. 10년 동안 두번씩이나 환율이 반토막나는 상황을 겪어야 했던 일본 기업들로선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게 당연했다.

금년 4월 이후 급격한 원고(高)행진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이 상당한 충격을 입고 있지만, 그 강도는 결코 일본의 ‘슈퍼 엔고(高)’ 에 견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들은 두 번의 엔고를 딛고 일어났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연구위원은 “일본경제가 구조조정의 실패로 장기불황에 빠져 있지만 엔고를 넘어선 일본 기업들의 생존전략 만큼은 분명 성공적이었으며 이는 환율 소용돌이에 휘말린 현재의 우리나라 기업에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슈퍼 엔고에 직면한 일본기업들의 첫번째 생존 전략은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 즉 극단적인 원가절감 정책이었다.

처음엔 소모품 출장비 접대비 교통비 같은 ‘전통적’인 경상비 축소로 시작된 원가감축노력은 점차 조직개편, 인력감축, 구매방식개편 등 ‘체계적’ 방식으로 이어졌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이전투구식 경쟁을 버리고, 부품공동조달 심지어 플랫폼까지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

일본의 간판기업 소니는 엔고 이후 조달ㆍ생산ㆍ판매구조를 ‘1달러=85엔’에서 버틸 수 있는 구조로 뜯어고쳤다.

생산구조개혁을 통해 제품 1대 생산시간을 종전 70분에서 15분으로 줄이는 한편 인건비 절감을 통해 생산성은 1.5배로 높였다. 덕분에 엔고 파도에도 불구하고, 소니는 현재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두번째 생존전략은 생산기반을 나라밖으로 옮기는 ‘해외로 해외로’ 전략이었다. ‘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는 있었지만, 일본기업들은 비용이 싼 동남아 지역으로 설비이전을 통해 엔고의 압박을 버틸 수 있었다.

일본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도요타는 95년 슈퍼엔고에 직면하자, 자동차 해외생산대수를 125만대에서 180만대로 확대키로 결정했다.

동시에 일본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자동차는 과거보다 10분의 1에 불과한 10만대로 줄였다.

과감한 원가절감과 인력구조개편 및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을 통해 도요타는 지금도 세계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엔고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천문학적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해왔다. 일본경제의 장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본기업은 여전히 세계 톱 클래스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우광 부장은 “일본기업들이 뼈를 깎는 비용절감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첨단제품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는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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