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텁지근한 하루를 보낸 뒤 퇴근길에 생맥주로 목을 축이는 것은 직장인들에게 작은 행복의 하나일 것이다.삼성동 코엑스내 최근 문을 연 오킴스브로이하우스는 넥타이와 함께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놓기에 좋은 장소이다.
500여 평의 넓은 매장에 울려 퍼지는 록밴드의 생음악 연주는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인근의 직장인들로 붐비는 이 곳은 직접 제조한 생맥주와 독일식 모듬 소시지가 맛있다. 올 초 주세법 개정으로 국내에서도 소규모 맥주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연 브로이펍(자체 맥주제조 공장을 갖춘 펍)이라는 점에서 호기심 많은 소비자라면 한번쯤 들러 볼 만한 장소이다.
사실 해외출장 등으로 외국에서 생맥주를 마셔 본 사람에게는 국내에서 마시는 생맥주는 여간 심심한 게 아니다.
국내 생맥주는 공장에서 가게까지 배달하는 동안 발효를 억제하기 위해 효모를 제거해 신선한 맛을 즐기기에 부족했다.
오킴스브로이하우스에는 독일인 브로이마스터가 효모가 살아있는 독일식 생맥주를 직접 만든다. 종류는 독일식 라거비어인 헬레스와 독일 뮌헨 지방에서 가장 인기있는 헤비와이젠 등 두 가지이다.
투명한 살색으로 거품이 크림처럼 부드러운 헬레스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 술에 약한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
짙은 호박색깔의 헤비와이젠은 마시고 난 뒤 바나나 향이 입안에 남으며 호프의 맛이 풍부하다.
대규모로 생산되는 생맥주처럼 탄산가스를 집어넣지 않아 거품이 적다. 대신 맥주의 향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주는 거품이 잔을 비울 때까지 남아있어 끝까지 맥주의 향을 즐길 수 있다.
아주 미세한 거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맥주를 길고 폭이 좁은 모래시계 모양의 야드잔에 담아주는 것도 특징이다.
1야드 잔에는 1100㏄가, 하프야드잔에는 700㏄가 들어간다. 부드러운 거품에 입술을 적시면 호프의 상쾌한 향이 코로 올라온다.
이 집이 자랑하는 안주는 소시지와 돼지정강이살 요리이다. 특히 독일 정통식으로 만드는 소시지는 살과 비계를 반반씩 사용해 맛이 아주 부드럽다.
돼지 정강이살요리는 고기를 나무통속에서 넣고 숙성 응고시켜 오돌오돌한 맛이 난다.
김동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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