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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이번엔 토지 스캔들/"텍사스 야구장 부지 헐값매입·세금으로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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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이번엔 토지 스캔들/"텍사스 야구장 부지 헐값매입·세금으로 건설"

입력
2002.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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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계 부정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 시절 편법으로 거액을 축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하켄 에너지 이사로 재직 중 주식거래 사실을 뒤늦게 신고하고 사내 융자로 주식을 사들인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부시 대통령에게는 또 다른 악재가 터진 셈이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리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16일 이 신문의 여론면에 기고한 칼럼에서 “부시 대통령은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의 공동구단주 시절 알링턴시를 회유 또는 협박하는 방법으로 시의 세금으로 새 구장인 볼파크 구장을 건설토록 한 뒤 사실상 이를 거저 인수했다”고 폭로했다.

크리스토프는 ‘부시와 텍사스 토지 가로채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알링턴 볼파크 구장 건설 당시 헐값에 토지를 수용당한 지주들이 제기한 행정소송 자료와 레인저스 구단 내부의 문건 등을 인용, 이같이 주장하고 “부시가 구사한 수법은 명백한 범죄행위보다 더 오늘날 미국 기업을 좀먹고 있는 연고주의와 권력남용, 뒷전에서 돈챙기기 수법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야비한 행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뉴욕 타임스는 또 이날 폴 크루그만의 컬럼에서도 같은 문제를 다루었다. 크루그만은 컬럼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하켄 에너지 스캔들을 폭로한 사람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부시를 비롯한 레인저스 구단주들은 90년 초 낡은 구장 대신 새 구장을 건설키로 하고 알링턴 시당국과 접촉했다.

레인저스측은 이 과정에서 평소 친밀한 관계였던 시 관계자들과 결탁, 토지수용권을 발동해 싼 값에 땅을 구입하고 토지구입 대금과 공사비에 필요한 재원 2억 달러도 시가 발행하는 채권등으로 조달했다.

레인저스측은 시 채권에 보증만 서주고 결과적으로 구장 운영권을 장악하는 ‘봉이 김선달식’ 수법을 구사한 셈이다.

이 방법은 당시 시민 투표를 통해 압도적 승인을 받았지만 시일이 지나면서 시민단체와 땅주인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각종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먼저 토지를 수용당한 지주들은 구장이 완공된 1년 후인 95년 “강제수용으로 재산상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시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예를 들면 호레이스 켈톤의 경우 1평방피트당 10달러가 넘는 땅을 불과 1.5달러에 몰수당했으나 7년의 소송 끝에 11달러로 환산한 금액을 뒤늦게 보상받았다.

뉴욕 타임스는 레인저스 구단의 당시 내부 메모를 인용해 “부시 일당은 구단을 운영하기보다는 땅투기로 돈을 벌자고 모의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면 구장 건설에 꼭 필요한 땅이 아니더라도 쓸 만한 땅을 찾아내면 곧바로 시 관계자들에게 통보해 강제수용토록 했다는 것이다.

시 재정을 사기업체의 구장 건설에 투자한 데 대해서도 이의 제기가 잇달았다. 알링턴에서 세금반대 운동을 펴고 있는 짐 룬즈하이머는 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구장 건설은 2억 달러를 거저 부시와 레인저스 구단에 헌납한 사업이었다”고 주장했다.

소송 대열에는 열성 공화당원도 가세했다. 지난 대선의 예비선거에 참가하기도 한 알링턴시 공화당 간부 윌리엄 이스트랜드는 “부시는 공공자금을 사적인 용도에 남용했다”고 지적하고 “부시와 구단측은 분명히 공익에 반한 행동을 했음에 틀림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뉴욕 타임스는 “공정하게 말하자면 부시는 대단히 잇속이 밝은 사업가였다”며 “부시는 레인저스 구단을 통해 챙긴 1,400만 달러를 발판으로 텍사스 주지사라는 정치판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혹평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홈 구장인 알링턴 볼파크 구장은 부시가 구단주이던 92년 4월 착공돼 94년 4월 개장한 4만 9,115석 규모로 레인저스가 리스 형태로 소유하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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