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SK텔레콤 등 주요 기업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으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실적발표 이후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 LG전자는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9% 떨어졌고, SK텔레콤도 발표 당일 0.73% 하락했다. 그러면 2분기 실적장은 이미 물건너 갔을까?우리증권 박성훈 연구원은 “기업실적이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과 함께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 환율 하락 등 대외적인 불안요인이 소강국면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증권 정태호연구원도 “투자자들은 벌써 3ㆍ4분기 실적을 감안한 투자전략을 짜고 있다”면서 “반도체 D램 가격의 상승도 일시적 공급부족이 초래한 단기 랠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관들은 요즘 3ㆍ4분기 실적 호전 예상주와 POSCO, SK, 부산은행, 현대백화점, 대한항공, 담배인삼공사, 한전 등 안정적인 내수 관련주를 제한적으로 매수하는 투자전략을 쓰고 있다.
하지만 실적장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신증권연구소는 “2분기 실적이 미국 증시와의 차별화와 함께 반등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면서 “시가총액 상위 58개사(금융업종 제외)의 영업이익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증가한 데 이어, 2분기에도 3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추세적인 방향성은 역시 미국의 실적 발표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 기업들은 이번 주 시티그룹, IBM, 마이크로소프트, 필립모리스, 머크 등 S&P 500 기업의 40%가 실적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어닝 시즌(Earnings Season)’에 돌입한다.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0.5% 감소하겠지만, 소비재와 기술주의 순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 증시가 어닝 시즌을 거치면서 안정성을 찾아간다면 국내 증시의 반등 탄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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