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의원회관을 건립한 지 불과 13년만에 공간 부족을 이유로 500억~800억원 가량 소용되는 제2의원회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16일 밝혀져 “불요불급한 일에 과다 예산을 쓰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또 국회는 최근 원구성을 완료해 두 달 가까이 끌어온 식물 상태의 국회를 일단 정상화했음에도 의원들의 무더기 외유와 불성실로 상임위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를 보이고 있다.
국회 사무처는 최근 용역을 의뢰한 H 종합건축사무소 명의로 의원ㆍ보좌진을 상대로 ‘제2 의원회관 건립 타당성 조사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제2 의원회관 신축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1989년 완공된 현재의 의원회관은 연건평 1만 7,300여평으로 보좌진 증원 등으로 공간이 비좁고 냉난방 시설 등에서 크게 불편하다”며 “일부 의원들이 의원회관 신축 필요성을 제기해 현재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H종합건축 관계자는 “타당성 조사는 건립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건립 방침이 확정될 경우 내년에 착공해 완공하는 데 2~3년 걸릴 것”이라며 “1평당 건축비가 500만원 가량으로 5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국회 관계자는 “의원회관이 약간 비좁은 것은 사실이지만 의원 정수 축소에 따른 나머지 공간을 잘 활용하면 된다”며 “할 일을 제대로 못하는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방 늘리기에 앞장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는 15~16일 8개 상임위 전체회의를 소집했으나 대부분 상임위가 간사 선출만 하고 회의를 끝냈으며 일부 상임위에서는 출석 의원이 각각 3~4명에 그쳤다.
또 16일 현재 국회에 외유 사실을 자진 신고한 의원은 4명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50여명의 의원들이 외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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