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더기 외유와 불성실한 상임위 활동 등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어 가는 제2 의원회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국회 비판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제2의원회관 건립 추진 논란
1989년 완공된 현재의 의원회관은 지상 8층, 지하 2층으로 연건평이 1만 7,300여평에 이른다. 2층부터 8층까지에는 정수 273명분의 의원 사무실이 있으며, 1층 전체와 8층 일부는 특위 사무실, 각 당 정책위원 사무실, 각종 회의실 등으로 쓰이고 있다. 물론 휴게실, 식당, 매점 등의 편의시설도 딸려 있다.
제2 의원회관 신축 필요성을 거론하는 사람들은 의원 사무실이 비좁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의원 사무실은 총 25평으로 의원실 11.6평, 보좌 직원실 11. 1평, 기타 2.3 평이다. 현재의 의원회관 완공 당시와 달라진것이 있다면 의원 1인당 보좌진이 4명에서 7명으로 는 것이다.
또 보좌진 사무실의 냉난방 등 일부 시설의 미비도 신축론의 명분이 되고 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의원 보좌진 증원에 따른 공간 부족으로 국회 운영위 등에서 새 의원회관 건립론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초선 의원은 "89년 의원회관 건립 때 보좌진 증원, 컴퓨터 보급 확산 등을 예상하는 등 30년은 내다 보고 설계했어야 했다"며 "의원 정수 축소에 따라 남는 방을 의원 자료실로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서민들이 500억원 이상 들어가는 새 의원회관 건립을 어떻게 보겠느냐"고 말했다. 한 의원 보좌관은 "당장 급한 것은 주차 시설 확보이지 의원회관이 아니다"며 "냉난방 등의 문제는 시설을 보강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의원 무더기 외유, 상임위 부실
현재 50여명의 의원이 외국을 방문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의원 외교 활동을 무조건 비판해서는 안 되지만 무더기 외유로 인해 국회 상임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국회에 신고하고 출국한 의원은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이재창(李在昌),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함승희(咸承熙) 의원 등 단 4명이다.
민주당 문희상(文喜相) 최고위원이 대표로 있는 '아시아ㆍ태평양 정책연구회' 소속 민주당 의원 16명도 13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중국으로 떠났다.
그리스에서 열리는 세계 스카우트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나라당 강신성일(姜申星一) 박세환(朴世煥), 민주당 이윤수(李允洙) 의원 등이 지난 12일 출국한 데 이어 15일에는 같은 행사 참석을 위해자민련 김종호(金宗鎬) 의원이 떠났다.
중국 공산당 초청으로 15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의 수행단에는 의원 7명이 포함돼 있다.
15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와 건설교통위 전체회의는 회의 중반 참석 의원이 3~5명에 그쳐 "무리해서 국회를 열 바엔 차라리 방학을 선언하는 게 낫다"는 자조를 낳았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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