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우리 상국씨는 그냥 바다 귀신 되는 건 아닌지…”지난달 29일 서해교전 당시 실종된 한상국(韓相國ㆍ29)중사의 아내 김종선(29)씨는 눈 뜨자 마자 해군본부에 전화하는 것이 일과가 됐다. 혹 오늘은 남편 시신을 찾을 수 있을까, 가슴 태운 날이 벌써18일. 하지만 “인양 작업에 문제가 있어 미루어지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 해군측의 답변은 김씨의 안타까운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다.
지난 6일에는 해군 간부가 집(충남 보령군 웅천읍)에 찾아와 “곧 잠수부가 침몰 고속정 안으로 투입돼 수색 작업을할 것’이라고 했지만 차일피일 미루어지고만 있다. 현재 해군은 해류를 따라 제한적인 탐색만 실시하고 있을 뿐이다.
한중사의 부모 한진복(韓鎭福ㆍ57)씨 부부는 기다림에 지친 탓인지 평소 앓던 신경통과 담석증이 도져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밀물과 썰물이 몇 번이나 지나갔는데 어찌 찾을 수 있겠어. 조타실 안에서 죽었기를 바랄 뿐이지….” 충남 보령 앞바다에서 수십 년을어부로 살아온 아버지 한씨는 그저 바다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한중사의 가족들은 16일 대전 계룡대에서 있은 유가족 성금 전달식에 참석했지만,"시신이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성금 운운할 수 있느냐"며 항의하다 성금을 거부하고 행사장을 나섰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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